삼성전자가 국제가전박람회(IFA) 2017에서 모터가 상단에 탑재된 '상중심((上中心)' 무선 청소기를 최초 공개하며 시장에 본격 가세했다. 다이슨 중심이던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뿐만 아니라 글로벌 가전업체도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면서 각축전이 예상된다.
IFA 2017 삼성전자 부스에서 돋보였던 제품 중 하나가 '파워건'이다. 제품은 비행기 날개 형상으로 설계된 디지털 인버터 모터를 적용했다. 최대 150와트(W) 흡입력을 자랑한다. 총의 방아쇠 모양 버튼을 당기면 7분간 터보 모드로 사용하는 등 기존 상중심 무선청소기와 차별화했다. 완전 충전 시 배터리팩 하나로 40분간 작동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을 더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는 파워건, 해외 시장에서는 '파워스틱 프로'라는 이름으로 제품을 출시한다. 글로벌 상중심 무선 청소기 시장 진출을 기정 사실화했다. 상중심 무선 청소기 시장은 다이슨이 세계에서 처음 제품을 선보인 이후 여러 가전업체가 앞다퉈 도전하는 시장이다. 최근에는 LG전자가 코드제로 A9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올 하반기부터 북미와 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IFA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뿐만 아니라 토마스, 카처, 루프원 등이 상중심 무선 청소기를 선보였다. 토마스는 1900년대 설립된 독일 토종기업으로 상중심 청소기 모델 3종류를 보유하고 있다. 150W 흡입력으로 20분 이상 청소가 가능하다. 카처는 산업용 청소기에 주력하는 기업으로 세계 청소기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해에만 매출 23억원2600만유로(3조1047억원)을 달성했다. 카처 상중심 무선 청소기는 길이 조절이 가능한 파이프가 특징이다.
다이슨의 전직 엔지니어 2명이 창업한 루프도 무선 핸디스틱 청소기 '루프원'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2018년 정식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상중심 무선 청소기 시장에 가세하는 업체가 들면서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상중심 무선 청소기가 청소기의 '뉴 노멀(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강한 흡입력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 다이슨에 한정돼 있었다”면서 “하지만 모터 기술을 축적한 업체를 중심으로 상중심 무선 청소기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글로벌 청소기 시장 규모는 140억달러(15조6870억원) 규모다. 이 중 무선 청소기 시장(로봇 청소기 포함)은 약 30%를 차지한다. 국내 시장은 약 4500억원(약 200만대) 규모로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시장은 작년 10%(금액 기준) 정도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 상반기 25%까지 급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베를린(독일)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