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전박람회(IFA) 2017에 참여한 글로벌 벤처·중소기업 업체는 저마다의 색깔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뽐냈다. 대형 가전기기보다는 센서와 네트워크 기술로 홈 IoT 생태계 후방 지원에 나섰다.
IFA 2017 전시장 중 홈 엔터테인먼트·스마트홈·홈네트웍스 분야를 소개하는 메세 베를린 6-1 전시장은 80여개 홈 IoT 업체가 가득 메웠다. 전체 홈 IoT 관련 업체를 합치면 100여개가 훌쩍 넘었다. IFA 2017 트렌드인 '스마트홈'에 얼마나 많은 정보기술(IT) 업체가 주목하는지 실감케 했다.
대부분 가전 기기를 직접 개발하기 힘든 중소업체다. 하지만 홈 IoT 환경을 조성하는 요소인 센서와 허브, 네트워크 기술로 독자적인 솔루션을 제시했다.
폴란드 기업인 피바로는 모션·일산화탄소(CO) 감지·흡연 감지 센서를 개발하는 IT 기업이다. 북미·유럽·아시아 지역 6개 국가에 판매 거점을 두고 글로벌 사업을 추진 중이다. IFA 2017에서는 라디오, 토스터기, 다림이 등 소형 가전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스위치 제품을 선보였다. 아마존 알렉사와 시리 등 음성인식 기능을 전등, 천장형 선풍기, 에어컨을 제어할 수 있는 솔루션도 공개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브이텍은 어린이용 게임기와 완구 제품 개발로 첫발을 뗀 기업이다. 40여년 역사를 가진 이 회사는 최근 'V스마트'라는 무선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했다. IP허브와 원격 보안 카메라 등 홈 IoT 시장 잠재성을 높게 판단,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IFA에서 선보인 솔루션 가운데 유아 모니터링 센서가 주목 받았다. 아이가 유아용 침대에서 벗어나거나 아이가 있는 방의 문고 창문이 열릴 때 즉각 부모에게 알람을 주는 솔루션이다. 오랜 기간 동안 어린이 행동 패턴을 연구한 브이텍 경험과 노하우를 집약했다.
한국 홈 IoT 업체도 독자적인 기술력을 뽐냈다. 성광유니텍은 인공지능(AI)과 연동한 스마트 방범창을 선보였다. SK텔레콤 AI 비서 '누구'와 연동, 문단속 현황을 외부에서도 파악할 수 있는 방범창이다. '거실 창문이 열렸는지 알려줘'라고 말하면 자동으로 상태를 알려줘 사용자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성광유니텍은 IFA에서 선보인 최신 방범창을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코맥스도 집안 에너지 사용량을 체크하고 주차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홈 IoT 플랫폼을 선보였다. 코맥스는 최근 삼성전자와 협력, 타이젠 운용체계(OS)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홈 IoT 전문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 IT 업체에서도 스마트홈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IFA 2017 핵심 트렌드가 스마트홈인 것을 고려하면 홈 IoT 업체 성장 잠재성도 눈여겨 봐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린(독일)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