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의 힘으로 건물을 미세하게 땅에서 떠 있게 만들어 수평은 물론 상하 지진 진동도 차단하는 장치가 일본에서 개발됐다.
NHK에 따르면 일본 국립 방재과학기술연구소와 히타치제작소, 세쓰난 대학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압축공기를 내뿜는 힘으로 건물을 지면에서 100분의 6㎜ 정도 떠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좌우, 앞뒤 등 수평방향 지진의 진동을 차단하는 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특수 용수철을 장착하는 방법으로 상하방향 진동도 흡수한다.
연구팀은 장차 도시의 한 켠을 아예 지상에서 떠 있게 하는 '플로트 시티' 연구를 추진해 지진피해를 원천적으로 막는 장치를 개발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효고(兵庫)현 미키(三木)시에 있는 세계 최대의 대규모 구조물 진동파괴실험 시설 '이 디펜스(E-Defense)'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작년 4월 구마모토(熊本)에서 발생한 지진과 6년 전 도호쿠(東北) 앞바다에서 일어난 거대지진은 물론 22년 전 발생한 한신·아와지(阪神·淡路) 대지진에서 관측된 강도 진동을 이용해 장치를 실험한 결과 수평방향 진동은 강도를 최대 100분의 1까지, 상하 진동도 10분의 1 이상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장치를 대량 설치하고 그 위에 500~1000t무게의 빌딩을 실제로 얹어 놓고 실험할 예정이다. 도시 한켠을 아예 지상에서 띄워놓는 '플로트 시티'라는 궁극적인 지진방지 대책을 연구한다.
이 장치는 지진으로부터 건물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사용해왔던 대책과 다르다. 지금까지는 건물과 지방 사이에 고무나 납 등의 장치를 넣어 진동이 전해지기 어렵게 하는 '면진(免震)'이나 유압으로 진동을 억제하는 댐퍼(Damper) 등의 장치를 설치하는 '제진(制震)' 등이 쓰였다.
이번에 개발된 장치는 작은 구멍에서 1분에 800ℓ의 공기를 분사하는 방법으로 건물을 미세하게 띄워놓는 방식을 채택했다. 장치와 지면의 간격이 100분의 6㎜에 불과해 그냥 봐서는 떠 있는지 알 수 없는 정도다.
극히 얇은 공기층을 만들어 수평 진동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상하 진동의 충격도 완화한다. 여기에 이 장치에 장착한 특수 용수철을 이용해 상하진동도 흡수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김인순 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