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게임 수출 길이 반년째 막혔다. 중국시장에서 통할 수작을 완성하고도 출시하지 못한 국내기업 시름이 깊어져간다. 사드 추가배치 논의가 진행되면서 대중국 게임 수출 불통 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5일 게임업계와 중국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 따르면 3분기에도 중국 판호(유통허가)를 얻은 한국게임은 전무하다. 중국 정부는 한국 사드배치 이슈가 불거진 3월 초 중국 게임사에 구두로 한국게임 판호 발급 금지 조치를 전달했다.
6개월 동안 중국으로 게임수출이 막히며 국내 게임업계는 대형기업부터 인디게임개발자까지 콘텐츠 개발과 사업에 차질을 겪는다.
모바일게임 리니지2레볼루션은 넷마블게임즈 공식 발언에서 사라졌다. 8월 출시한 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연내 북미와 유럽에 진출한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다. 상장 후 불확실성을 줄이는 취지다.
14일 코스닥에 상장하는 펄어비스는 주력상품인 온라인게임 '검은사막' 중국 진출을 내년으로 미뤘다.
3월 중국 스네일게임즈와 배급계약을 마쳤지만 판호 발급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네일게임즈는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게임쇼 차이나조이에서 자사 부스 절반을 검은사막에 배정하며 의욕을 보였지만 9월까지 출시일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북미·유럽 시장 검은사막 매출을 기반으로 600억원 규모 매출을 올렸다.


최근 스팀에서 동시접속자수 1위를 달성한 PC온라인게임 '배틀그라운드' 역시 구체적인 중국 진출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3월 출시 후 누적 800만장 판매고를 올렸다. 판매량은 중국이 가장 많고 북미와 유럽이 그 뒤를 잇는다.
인기를 감안하면 중국 퍼블리셔와 손잡고 현지 버전을 서비스 하는 것이 관례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진전이 없다. 판호 발급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개발 사업 등 리소스를 따로 집중하기 어렵다.
중소형게임사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한국에서 출시 후 수십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일본 진출까지 한 모바일게임 제작사는 최근 중국 현지 업체와 출시 논의가 중단됐다. 업체 대표는 “2분기까지만해도 논의가 이어졌지만 진척이 없어 현재는 연락이 끊긴 상태”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중국은 한국 게임산업 최대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화권(중국, 홍콩, 대만)은 2015년 기준 국내 게임수출 32.9%를 차지했다.
단기적으로 중국 진출에 대비하며 글로벌 서버 오프 등 대안을 찾는 것이 요구된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국제정세가 얽힌 문제로 극적으로 해결될 수도,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중국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게임사는 중국형 콘텐츠 출시를 점검하는 가운데 현지 업체와 상의해 중국어 버전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서버 운영도 검토하는 등 준비를 다각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