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중 암세포 잡아내는 '캔서 펜' 개발

수술 중 암 세포를 10초 안에 정확히 판별할 수 있는 '캔서 펜'이 개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6일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헬스데이 뉴스에 따르면 미국 연구진이 종양조직과 정상 조직의 경계선에 뒤섞여 있는 암세포와 정상 세포를 구분할 수 있는 '메스스펙 펜'을 개발했다.

메스스펙 펜은 집도의가 의심스러운 조직에 갖다 대면 10초 만에 '암' 세포인지 '정상' 세포인지를 판정해 컴퓨터 스크린에 표시한다.

기존에는 수술 중 암 세포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최소한 30분 이상 소요됐는데, 환자는 수술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분석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만큼 감염과 마취 부작용 위험은 커진다. 그나마 분석 결과의 10~20%는 해석이 쉽지 않아 신뢰성이 떨어졌다.

인간의 유방, 폐, 갑상선, 난소의 정상 조직과 암 조직 253개 샘플에 이 캔서 펜을 시험한 결과 정확도가 96%로 나타났다고 개발연구에 참여한 리비아 에벌린 텍사스대학 화학 교수는 밝혔다.

앞으로 이 기술을 좀 더 개선하면 위암, 담도암, 췌장암, 대장암 등 암 조직과 정상 조직의 구분이 어렵기로 이름난 다른 암세포도 정확히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노스웰 암연구소 종양외과 전문의 개리 도이치 박사는 밝혔다.

메스스펙 펜은 집도의가 의심되는 조직에 갖다대면 아주 작은 물방울을 방출한다. 이 물방울은 세포에 약 3초 동안 머무르면서 세포로부터 대사 산물인 소분자들을 흡수한다. 세포의 대사산물은 대부분 물에 잘 녹는 수용성이기 때문에 물에 쉽게 흡수된다.

메스스펙 펜은 세포의 대사산물을 빨아들인 물방울을 다시 잡아들여 가느다란 튜브를 통해 이를 질량분석기로 보낸다.

질량분석기는 이를 분석해 암 세포인지 아닌지를 판단, 컴퓨터 스크린에 결과를 표시한다.

살아있는 세포는 암 세포든 정상 세포든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사의 부산물인 소분자를 만든다. 그러나 암 세포는 무한 증식하기 때문에 대사도 비정상이며 따라서 대사산물이 정상 세포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에벌린 교수는 설명했다.

베일러 의과대학의 제임스 술리버크 내분비외과 과장은 메스스펙 펜의 개발로 암 수술이 보다 정확하고 안전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메스스펙 펜은 내년부터 임상시험이 시작될 예정이다.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9월 6일자에 발표됐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