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자동차 누적 판매량 1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전기차를 내놓은 닛산이 이달 2세대 '리프(Leaf)'를 출시했다. 지난 7년 동안 1세대 리프 약 29만대를 판매한 닛산의 두 번째 작품에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현장에서 접한 닛산 전략은 단순했다.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자율 주행 기능과 전기차 고유의 혜택을 누리도록 한다'는 것이다. 무작정 배터리 용량을 키우지 않았다. 최고 수준의 안전·반자율주행 기능을 담았고, 전비·주행 성능을 높였음에도 가격 경쟁력은 세계 최고다. 40㎾h급 배터리를 썼지만 차 가격은 3400만원에 불과하다.
고속 주행 시 액셀러레이터·브레이크를 제어하는 자동주행시스템, 보행자 출현에 대비한 자동브레이크·충동방지 어시스트와 진입금지 표지판 탐지 장치를 장착했다. 현존하는 반자율주행 기능을 모두 담은 것이다. 또 차량-전력망(V2G) 등 독자 기술에다 차후 모델엔 100·150㎾급 급속충전 기능도 탑재한다고 한다. 충전 시간을 최대 3배 빠르게 한 유일한 기술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는 한국 소비자에겐 구매가 당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올해 국내엔 신차 효과가 없어 정부의 민간 보급 목표량(1만5000대) 절반에도 못 미친 상황이어서 더욱 간절하다.
닛산 리프의 한국 출시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다. 출시하더라도 지난 '1세대 리프' 때처럼 배정물량이 많지 않을 가능성이 짙다. 차 가격도 약 1000만원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차라리 닛산 얼라이언스인 르노삼성이 리프를 팔면 어떨까. 닛산코리아는 현재 전기차 담당자도, 전담 조직도 없다. 전국 곳곳에 전기차 정비망도 태부족하다. 충전 인프라 대응이나 마케팅 전담 인력, 물류 시스템 상황도 마찬가지다. 결국 필요한 시스템과 관련 조직을 꾸리려면 비용이 더 들어 갈 수밖에 없다. 차 가격이 높아지는 이유다.
반면에 르노삼성은 4년째 같은 모델의 전기차를 팔고 있다. 특히 올해는 초반부터 보건복지부 조달 물량 1000대를 단번에 따내며 목표치도 대부분 달성했다. 르노삼성은 지난 2012년부터 부산 공장에서 닛산 SUV 차량 '로그'를 생산할 정도로 협력 관계도 돈독하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함께 고민해 보길 기대한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