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인터넷 음란물의 온상으로 지적받고 있는 텀블러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음란물 삭제 요청 등을 외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는 최근 인터넷 음란물 문제 등으로 텀블러에 해당 컨텐츠 삭제를 요청했으나, 텀블러는 미국 법률의 규제를 받고 있다는 이유를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이 25일 방통심의위로부터 제출받은 '불법·유해정보 통신심의 내역'을 보면, 2016년 기준 방통위는 모두 20만1791건에 대해 삭제 또는 차단 등 시정요구를 내렸다.
시정요구를 받은 '성매매·음란' 정보 가운데는 텀블러의 콘텐츠가 가장 많았다. 2015년의 경우 트위터가 1만165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2016년에는 트위터가 6853건, 텀블러가 4만7480건으로 크게 차이가 났다.
2016년 전체 '성매매·음란' 정보 시정요구의 58%가 텀블러의 컨텐츠였다. 올해도 6월까지 텀블러가 2만2468건의 '성매매·음란' 정부 시정요구를 받아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이에 방통위는 지난 8월 텀블러 측에 "최근에 성적으로 노골적인 많은 동영상이 텀블러에 업로드되고 있어 텀블러는 한국에서 새로운 포르노 사이트로 오해받게 됐다. 불법 콘텐츠에 대한 대응에 협력을 요청한다"는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텀블러 측은 "텀블러는 미국 법률에 의해 규제되는 미국 회사다. 텀블러는 대한민국에서 실제 존재하지 않으며 관할권이나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방통위 요청을 거절했다.
최 의원은 "텀블러는 한국에 지사는 없지만 2013년부터 한글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만큼 한국법과 실정에 대해 최소한의 존중을 가지고 협력하길 바란다. 외교부의 협조를 얻거나 미국에 직접 찾아가는 등 텀블러가 자율심의협력시스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