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 펀치]<33>미래 혁신산업 투자, 대기업이 나서야](https://img.etnews.com/photonews/1709/998010_20170925132718_493_0001.jpg)
“돈을 벌려면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까요?” 교수는 무엇이나 안다고 생각하는 친척이 묻는다. “사물인터넷(IoT), 소프트웨어(SW), 콘텐츠가 미래 산업이에요. 투자하세요.” 특정 기업 이름을 기대한 그는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미래 산업이라는 표현에 쉽게 이해가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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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자율자동차, 에너지 관리, 스마트팩토리, 환경 관리 등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IoT·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인 SW와 가상현실(VR)·홀로그램 등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극대화하는 콘텐츠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제조 산업을 훌쩍 뛰어넘는 시장 규모도 중요하지만 융합이 숙제인 기존 기업도 피할 수 없는 생존 전략이기 때문이다. 구글, 아마존 등 미래 기업이 주축이 되는 100대 기업 빌보드 차트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다.
사실상 미래 산업은 몇 가지 특성상 대기업보다 중소 전문 기업에 적합하다. 미래 경제 주도권을 중소 전문 기업이 이끌고 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 기업에 대한 신속한 결정과 동태 변화는 필수 경쟁력이다. 대부분 진입 장벽이 낮고 아이디어 구현과 시기 적절성이 성공 요인이어서 대기업 의사결정 구조로는 승산이 없다. 인력 수급 형태도 대기업과 전혀 다르다. 디자이너, 개발자 등 전문 인력의 유동성이 크고 활기차다. 한 기업의 울타리 안에 거주하기보다는 먹이를 따라 이동하는 그들의 특성 때문이다,
미래 산업은 승자 예측이 쉽지 않고, 승자는 조석으로 바뀌기도 한다. 시장 변화와 역동성으로 성공할 서비스 선정도 어렵고, 동일 서비스에서 누가 성공할지 예측하는 일도 어렵다. 다양한 포트폴리오 기반의 투자가 필요한 이유다. 미래 산업은 씨를 뿌리는 형태의 다양한 투자로 성공할 수 있는 분야다. 또 사업의 생명 주기가 대체로 짧아서 대박을 일군 사업이 곧 사라지기도 하는 것이 미래 산업, 특히 콘텐츠 산업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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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특징은 대기업 중심 경제가 재편되고 미래 경제의 주인공으로 중소 전문 기업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그러나 현재 미래 산업의 생태계는 매우 열악하다. 특히 영세성과 인력 수급은 심각한 수준이다. 개발비는 물론 마케팅 예산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느라 사업에 집중하기 힘들고, 그러는 와중에 인력 수급의 한계에 부닥친다. 성공이라는 버스를 보고도 올라타지 못하는 중소 전문 기업이 안타깝다. 물론 비대한 몸집 때문에 버스를 타지 못한 대기업도 함께 무너지고 있다. 중소 전문 기업과 대기업이 함께 목적지에 도달할 길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국가 과제다,
대기업의 '묻지 마 투자'가 답이다. 대기업, 중소 전문기업, 국가 모두가 함께 희망에 찬 미래를 만드는 비결이다. 4차 산업혁명을 걱정하는 비인터넷 대기업은 미래 산업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단지 바람직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관리하려는 생각을 과감히 버리고 투자자로서 이익에만 관심을 둬야 한다. 과거 경영 방식에 집착해서 개입하기보다는 이미 구축된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멈춰야 한다. 스스로 경영하고 관리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줘야 한다. 제한은 있지만 이미 지원된 정부 투자와 함께 수십조원 또는 그 이상의 대기업 투자가 미래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우리 모두 미래를 만드는 물꼬를 트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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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