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 대사관 시설 이용 불법 외화벌이

UN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UN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북한 외교관들이 외교시설을 이용해 불법 외화벌이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압박 속에서 전 세계 40여개국에 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대사관들이 각종 외화벌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폴란드 바르샤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 주소를 두고 있는 기업 및 단체는 40개에 이른다. 제약, 광고, 요트클럽 등 각종 이름을 지닌 이 기업 및 단체들은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직접 운영하거나 그와 관련된 회사로 추정된다.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의 경우 현재 북한이 두 개 부지에 여러 개의 외교 관련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불가리아 북한 대사관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테라 레지던스' 빌딩은 과거 북한 대사관저로 현재는 외화벌이를 위해 현지 업체에 임대된 상태로 알려졌다. 이 빌딩은 예식을 비롯해 잡지 사진이나 뮤직비디오, TV 광고 촬영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일부 공간에는 은행이 입점해 있다.

매주 파티를 열고, 심야에는 불꽃놀이도 벌이는 등 은밀하게 외화 벌이를 하고 있지만 주변 민가의 원성으로 이 같은 활동이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테라 레지던스를 찾는 사람들은 이 빌딩이 북한 소유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 건물을 임대한 업체 측은 “북한대사관 측과 장기 임대계약을 맺었지만 최근 유엔 안보리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 결의 이후에는 임대료 지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과거에 관계가 돈독했던 동유럽권에 상대적으로 넓은 외교 공관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부소장은 “수년 전 인도에서 소고기를 사려면 북한 대사관 뒷문을 두드리면 된다는 얘기가 현지 외교가에 파다했다는 얘기를 작고한 외교관 출신 장인에게서 들었다”면서 “북한 대사관은 당시 지하에 정육점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외교 공관을 활용한 영업 활동은 국제법적으로 불법이며, 유엔 대북제재 결의도 이를 금지하고 있다.

최근 독일은 유스호스텔로 사용되고 있던 북한 외교시설을 폐쇄했고, 일부 국가에서도 북한 외교시설의 불법 활용을 단속하고 있는 상태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