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일의 제왕으로 불리지만 고약한 향으로 더 유명한 두리안 냄새의 비밀이 풀렸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은 10일 유전자 분석에 나선 싱가포르 연구진이 양파나 달걀이 썩을 때 나는 것과 유사한 두리안 냄새의 원인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국립암센터(NCCS) 부소장인 테 빈 틴 교수를 비롯한 5명의 연구진은 두리안의 유전체를 분석해 유전자 지도를 만들고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발표했다.
이들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두리안에서 '휘발성 유황 화합물'(VSC)로 불리는 냄새 화합물을 조절하는 유전자인 '메티오닌 감마 라이에스'(MGL)가 4개나 있어서 마치 양파가 썩을 때 나는 것과 같은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에 따르면 다른 식물은 대개 MGL을 1∼2개 정도 갖고 있지만 두리안은 갑절이 양을 보유했다. 이 유전자가 휘발성 유황 화합물 생산을 늘리고 이 때문에 독특한 냄새가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또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와 목화 등 두리안 같은 조상을 가진 아욱목 식물을 비교해, 두리안과 가장 유사한 식물은 목화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인간의 유전자보다 2배나 많은 4만6000여개의 두리안 유전자를 분석했다.
익지 않은 열매를 딸 경우 나무가 죽을 것이라는 맹신 때문에 농장주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들과 뜻을 같이한 애호가들은 연구비 50만싱가포르달러(약 4억2000만원)를 연구비로 기증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