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려 원유 감축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란, 이라크가 수출량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원유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라크는 지난달 하루 평균 398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해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란도 지난 2월 이후 가장 많은 228만 배럴을 수출했다. 반면 사우디는 668만 배럴을 수출해 올해 들어 최저를 기록했다.
이란, 이라크가 원유 수출을 확대하는 것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려 감산에 나선 것을 틈타 시장 점유율을 빼앗으려는 시도다.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합의를 주도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자발적으로 수출량 제한까지 예고하고 나섰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부 장관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11월 수출량을 하루 평균 720만 배럴로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수요 물량인 770만 배럴보다 적은 것이다.
원유 시장 조사 업체인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에 야코프는 “사우디가 이젠 수출을 놓고 시장과 소통하려 하다니 흥미롭다”면서 “이같이 추가적 조치에 나선 것은 처음 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의 이례적 발표에도 국제유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10일 현재 전 거래일보다 0.27% 오른 55.9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라크는 특히 지난달 미국 수출량을 하루 87만1천 배럴로 늘리면서 사우디 수출량을 두 달 연속 제쳤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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