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해설 위원이 된 선배 안정환이 길을 잃은 후배들에게 따끔한 조언과 따듯한 위로를 건넸다.
안정환은 지난 10일 한국과 모로코 평가전의 해설 위원으로 나섰다. 안정환은 선수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변신, 날카로운 지적과 거침없는 해설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이날 경기 역시 안정환은 한국 축구에 대한 쓴소리와 후배 선수들에 대한 조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안정환은 이날 경기 후반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지자 “경기는 항상 잘될 때가 있고 안 될 때가 있지만, 지고 있더라도 한 번 해볼 만큼 하고 우리 선수들이 노력하고 좀 더 부딪혀 주고 파이팅 있게 다가가고 몸을 던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며 마지막 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랐다.
서형욱 역시 “2002년 월드컵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성적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탈진할 때까지 뛰어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정환은 이에 “어느 선수가 경기에 나가서 이기고 싶지 않겠냐. 주변 환경들이 선수들을 북돋아 주고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아쉬운 마음이 있다”며 현재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에 해설 위원들은 히딩크 감독 논란에 대해 축협의 대응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정환은 “내가 히딩크 감독이라도 한국에 오지 않았을 것 같다”고 거침없이 말했고, 위원들은 “올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 된 것이 대표팀의 치명적인 여론 형성이 있었고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히딩크 논란으로 무너진 한국 축구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안정환은 3-1로 완패한 한국 선수들에게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게 확실하다. 안 좋게만 바라보고 느낄 게 아니라, 다시 잘 채울 수 있도록 선수나 감독이나 협회나 여러 가지 축구인들이 노력해야 될 것 같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또한 “유럽 원정, 러시아나 모로코나 제가 경기하는 모습을 봣을 때는 대한민국 보다 못한 팀은 아직까지 없다는 걸 생각하고 선수나 감독이나 즉시하고 대처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대표님 수준이 이정도가 아닌데, 뭔가 잘못됐다는 걸 보여주는 경기력이다”며 쓴소리를 날렸다.
하지만 안정환은 “한국 축구 안 되도 이렇게 안 될 수 있나, 선배 입장에서 굉장히 안타깝고 응원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오늘 경기 진 건 확실하다. 다음 평가전에서는 다시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우리 대표팀은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며 선수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서형욱은 날카로운 평가로 이날 경기를 총평했다. 서형욱은 “졌지만 질만했다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감독이 뚝심을 갖고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경기를 해야한다. 경기 내내 안정환 위원이 어금니를 꽉 깨문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날 경기 해설을 마무리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희진 기자 (lee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