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계 양대산맥인 아마존과 월마트의 격돌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후발 주자들도 속속 영역 침범에 가세하고 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월마트는 이날 아칸소 주 벤턴빌의 본사에서 연례 투자자 회의를 열고 2019회계연도에 전자상거래 매출을 40% 늘리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온라인 유통계 일인자 아마존의 선제공격을 받자 맞불 전략으로 내놓았다.
월마트는 온라인몰인 월마트닷컴에서 주문한 식료품을 받아갈 수 있는 매장도 현재의 두 배인 1900여 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아마존은 반대로 월마트의 안방인 오프라인에 침투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월 47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식료품 체인 홀푸드 인수로 전면전을 선언하고는 대대적 할인 공세에 나섰다.
양사의 승부를 가를 변수는 '배송'에 있다. 월마트는 온라인몰을, 아마존은 오프라인 매장을 각각 인수해 적의 본거지에 침투한 만큼 2차전에서는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물류 체계를 구축하는 게 관건이다.
월마트는 최근 미 전역에 거느린 5000여 개 매장을 등에 업고 30초 이내 반품 처리, 부재중 배송 서비스 등을 잇달아 도입했다. 아마존도 자체 배송 시스템인 '셀러 플렉스'를 인도에 이어 미국에서도 시범 운영하는 데 이어 집 앞까지 분실 우려 없이 배달해주는 '스마트 초인종' 서비스를 추진 중이라고 CNBC 방송이 10일 보도했다.
두 공룡의 소리없는 전쟁으로 다른 유통업체도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코스트코는 고객의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기존 전략에서 선회해 이달부터 신선식품 당일 배송 등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케아도 자체 쇼핑몰만 고집하던 행보를 깨고 타사 인터넷몰에도 가구 납품을 추진할 계획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