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이원영 씨앤엘프라자 대표, 디지털 액자로 아트를 거실에

“예술작품은 특권이나 전유물이 아닙니다. 누구나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이원영 씨앤엘프라자 대표는 정보기술(IT)로 예술작품 대중화를 이끈다. 세계적인 명화부터 무명 작품, 뉴미디어 아트를 거실 속 액자로 끌어들였다. 고객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원하는 작품을 골라 디지털 액자에 옮겨 감상한다. 직접 찍은 사진이나 영상도 가능하다. 웹과 스마트폰 앱 모두 지원한다. 예술가는 물론 일반인 누구나 직접 만든 작품을 올려 정당한 대가를 팔고 판매할 수 있다. 바로 '블루캔버스'다.

이원영 대표
이원영 대표

블루캔버스는 예술작품 온라인 유통 플랫폼과 전용 디지털 액자로 꾸려졌다. 플랫폼에서 내려 받은 작품을 디지털 액자로 감상한다.

이 대표는 “블루캔버스는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예술작품을 대중에게 알리자는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고민의 시작은 스탕달 신드롬이었다. 스탕달 신드롬은 예술작품을 보고 순간적으로 심장이 빨리 뛰면서 황홀감을 경험하는 현상이다. 벌써 10년 전이다. 한 전시회 포스터 속 그림을 보며 처음 느꼈다. 이후 틈나는 대로 무료 전시회는 다 찾아다녔다.

이 대표는 “평생 전시회를 한 번도 열어보지 못하는 예술가가 98%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겨우 전시회를 열어도 찾는 관람객은 없다”고 말했다. 무명작가에게 대중성을 부여하는 일이 천직이 된 순간이다.

블루캔버스 플랫폼은 작가와 고객을 잇는다. 명성이 아닌 작품성이 가치 판단 기준이 된다. 작가는 원본 작품을 디지털화해 가격을 낮추는 대신 작품에 번호를 적어 희소가치를 부여했다. 전용 디지털 액자는 무단 복사를 막는다. 원본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하도록 화질과 색감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강한 햇빛이나 실내조명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이 대표는 “블루캔버스는 작품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기존 디지털 액자와 다르다”면서 “작품을 훼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실에 가깝게 보여주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돈 꽤나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작품을 누구나 소장하고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전업 작가는 물론 일반인도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무명작가 전시를 지원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입소문을 타고 블루캔버스에는 유명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장승효·한호씨를 비롯해 현재 작가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대기 중인 작가만 720명이다. 작품 용량도 어느 새 4테라바이트(TB)를 넘어섰다.

이 대표는 블루캔버스를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 키우려는 꿈을 꾸고 있다. 해외 유명작가와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고 국내 예술가를 해외에 알리는 게 목적이다.

해외 진출 첫 시작은 미국이다. 내년 상반기가 목표다. 미국 법인이 주도한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협력업체를 찾고 있다.

이 대표는 해외 진출과 동시에 다양한 고객 눈높이에 맞추려고 디지털 액자 크기도 키울 생각이다. 55인치와 66인치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정방형이 아닌 16대 9 비율 액자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세계 어디를 가도 액자가 없는 곳은 없다”면서 “블루캔버스로 예술작품 유통과 감상 방식을 바꿔 누구나 즐기는 문화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