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공항에서 40분을 달려 BNK금융그룹 IT센터에 도착했다. 부산 미음산업단지 내 1만8108㎡대지에 연면적 4만4260㎡ 규모로 들어서는 IT센터는 지방은행 최초로 모든 계열사의 전산을 집적했다.
전산기기와 장비 이전이 한창인 이 곳은 금융권에선 '천공의 섬'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금융사로는 최초,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공중에 떠있는 IT센터로 짓고 있기 때문이다.
BNK금융그룹 IT센터는 국내 금융사 최초로 면진 설계를 적용했다. 전산동 바닥 밑에 면진체 수십개를 시공해 진도 7.0 이상 지진을 견뎌내고 물리적 테러에도 작동이 멈추지 않도록 했다.
면진 부문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 NTT Facility사의 가이드를 받아 설계를 진행했고, 외기 냉방 공조방식과 인버터 제어를 통해 소비동력 감소, 에너지 절감에 효과적인 공조시스템을 구축했다. 전산실 상면 내에도 컨테인먼트 등 집중 공조 설비를 적용해 효율은 극대화하고 에너지 절감을 최대화했다.
태양광, 지열 및 연료전지 등 재생 에너지 사용량을 높여 온실가스 저감 등 환경문제 대선에도 동참했다. 모든 시설관리 업무 표준화와 현장작업을 온라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천공의 섬 실체를 드러내다…2640㎡ 규모 녹지까지
BNK금융그룹 IT센터 구축은 여러모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분산돼 있던 부산은행, 경남은행, 캐피탈, 저축은행, 자산운용, 신용정보 등 계열사 IT인프라를 모두 한 곳으로 통합하고 IT사업 추진과 운영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목적을 지닌다.
직접 찾은 IT센터에는 이미 전산동이 완공됐다.
전산동(지상 5층)과 개발동(지하 2층, 지상 9층) 2개동이 들어서게 되며 오는 11월 BNK캐피탈과 BNK저축은행 이전을 시작으로 12월까지 BNK신용정보, BNK시스템 전산장비를 모두 이전한다. 2018년 7월 완공되면 1000명 이상의 그룹 IT인력이 상주한다.
BNK금융그룹 IT센터는 국제안전성 평가기준 티어3+를 충족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평가하는 PUE 수준을 1.5 이하로 설계했다. 세계적 친환경 건축물로 완공되며 안전성 측면에서도 최초 면진설계 등을 통해 물리적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IT센터 주변에 2640㎡에 달하는 녹지를 조성한다. 가든, 초화원, 파고라, 오솔길, 산책로, 다목적 운동장, 체력단련 시설 등 숲을 모토로 직원 복지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IT 성능 두 배 이상 개선, 시스템 이중화로 장애 '제로'
센터에 도착해 내부를 둘러봤다. 최신형 장비와 플랫폼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IT센터에는 비상발전기, UPS, 배터리 등 기반 설비를 최고 성능 제품으로 설치해 안정적인 센터 운영을 가능하도록 했다. 전산실 내에는 집중 공조 설비를 도입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했고, 지능형 통합배선 시스템 도입으로 장애발생을 최소화하는 인프라를 갖췄다.
노후된 계정, 채널, 정보계 서버와 스토리지, 백업장비 등 모든 시스템을 이중화로 구현해 하드웨어 장애 시에도 서비스 다운 타임 없이 부품교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60% 이상 성능이 향상됐다고 귀뜸했다.
네트워크상 모든 구간을 감시할 수 있는 모니터링 솔루션도 도입했다. 지난달 16일 시스템 오픈 이후 성능점검을 한 결과 기존 장비에 비해 속도, 성능이 2배 이상 향상됐다.
박상일 IT센터신축사업단 차장은 “부산은행을 비롯한 전 계열사 IT센터가 다양한 장소에 분산돼 있어 그룹 내 계열사 간 IT사업 운영 시너지가 다소 떨어진 부분이 있었다”면서 “기존 노후화된 그룹 전체 금융 IT인프라 운영 환경을 개선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그룹 IT센터를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3년의 준비, 또 준비…BNK만의 IT허브로
2014년 4월 그룹 IT센터 구축 추진계획이 처음 보고되면서 기나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같은 해 9월 통합 IT센터 구축 개념 설계 과정인 구축 컨설팅을 통해 밑그림이 완성됐다. 그 해 12월 부산 강서 미음산업단지 클라우드 지구에 부지를 구매하면서 IT센터 구축 작업 첫단추를 채웠다.
2015년 10월 설계를 완료하고 건축 인허가를 받아 시공사 선정 후 2016년 1월 기공식을 통해 첫삽을 떴다. 이와 동시에 각 계열사 전산장비 이전을 위한 이전컨설팅과 실행작업이 본격화됐다. 2016년 6월 전산동이 완공됐고 올해 12월이 지나면 계열사의 모든 전산장비가 이전을 완료한다.
이 작업을 위해 BNK금융그룹 모든 IT직원과 유관부서 직원이 한마음으로 건축, 전기, 기계, 통신 구축 작업에 매달렸다. 채널 및 정보계 시스템 1차 오픈 이후 거래가 집중되는 9월 25일, 테스트가 진행됐다. 시스템 속도는 물론 작은 장애도 일어나지 않자 직원 환호성이 터졌다. 모니터링 결과 두 배 이상 성능 향상이 눈으로 확인된 순간이다.
강력한 보안 인프라도 갖췄다. BNK금융그룹 IT센터에는 주차출입 관제시스템, 스피드게이트, 케이지 출입보안 등 일반 보안시스템 외에도 X-레이, 생체인식 인증시스템, 카드단말기, 인터락킹 도어(튜브게이트) 등 글로벌 수준 보안 신기술을 적용했다. 그야말로 숨 막힐 정도의 보안과 원칙, 직원의 복지를 우선하는 곳이다.
부산=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