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악 수준' 北 대기오염, 南에도 위협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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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기오염이 세계 최악 수준이며 남한의 대기 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민주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연구교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주독한국대사관 본 분관과 KIST 유럽연구소, 재독한국과학기술자협회 등이 공동 주최한 '한·독 대기 질 개선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여 교수는 '북한의 대기 질 상황'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북한 대기오염 물질이 국내로도 넘어오는 데다 인도적 관점에서 북한의 대기 질 오염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한미 협력 국내 대기 질 공동조사(KORUS-AQ)' 예비종합보고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상공에서 측정된 초미세먼지(PM2.5)의 기여율에 북한이 9%를 차지했다. 검출된 초미세먼지 가운데 9%는 북한에서 넘어왔다는 얘기다.

더욱이 북한의 대기오염은 '세계 최악'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내놓은 '세계 건강 통계 보고서'를 분석, 2012년 북한에서 인구 10만 명당 238.4명이 대기오염이 원인이 돼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이다.

같은 해 인구 10만 명당 23.2명이 대기 질 문제로 사망한 우리나라보다 10배나 많은 수치다. 우리나라는 172개국 조사 대상국 가운데 132번째로 높았다. 중국은 인구 10만 명당 161.1명이 사망해 6번째로 높았다.

여 교수는 북한의 노후화된 화력발전소 등이 대기 질 악화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북한의 전력생산량은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기존 국내외 추정치의 2배가량인 것으로 나타나 노후한 화력발전시설의 가동률이 높은 것으로 미뤄 짐작된다.

북한은 대기오염 등과 관련해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기 위해 NFCCC와 WHO 등에 관련 통계를 제공해왔다. 다만, 여 교수는 북한은 대기 질 관련 측정 방법 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데다, 북한이 제공한 자료가 과장되거나 축소될 경우 검증이 어려운 맹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