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데뷰 2017'에서 로보틱스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지난해 발표한 실내 측위 로봇 M1 개선 버전을 포함, 총 9종의 로봇 제품군을 공개했다. 산업 현장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활용되도록 대중화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일상생활에서 사람·상황·환경을 인지해 필요한 정보나 행동을 예측, 적시에 제공하려는 '생활환경지능' 전략의 일환이다.
◇네이버 로봇 9종 공개…책 수거·로봇 팔 등 일상 용도
네이버는 16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 '데뷰 2017'에서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 제품군 9종을 발표했다. 이동·위치정보 분야 중심으로 안전성 강화, 생산 가격 절감 등에 초점을 맞췄다. 일상에서의 로봇 대중화를 염두에 뒀다.
송창현 네이버랩스 대표 겸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로봇이 생활 안으로 들어오려면 합당한 가격이 필요하다. 제작비용이 높아 다양한 로봇이 만들어져도 대중화되지 못했다”면서 “제작 단가를 낮추면 다양한 곳에서 로봇 가능성을 크게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라운드(AROUND)'는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이다. 자율 주행을 위한 핵심 기능을 분산, 로봇 제작비용을 크게 줄였다.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실내 자율주행 로봇은 지도 생성, 위치 파악, 경로 생성, 장애물 회피 등 다양한 기능을 한 대의 로봇에서 수행해야 했다. 네이버는 지도 생성을 사전에 실내 측위 로봇 M1, 위치 파악과 경로 생성은 맵클라우드(map cloud)가 각각 대신하도록 역할을 분산시켰다. 지난해 공개한 M1도 천장 스캐닝을 위한 라이더 센서를 부착하는 등 개선했다.
'에어카트(AIRCART)'는 적은 힘으로 누구나 무거운 물체를 쉽고 안전하게 운반하는 '근력증강 로봇 기술'을 응용한 전동 카트다. 힘이 부족한 사람도 가볍게 오르막길을 오르고, 위험한 내리막길에서도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안전하게 이동한다. 어라운드와 에어카트는 부산 YES24 오프라인 서점에 책 수거 용도로 도입됐다.
'퍼스널 라스트마일 모빌리티(Personal last-mile mobility)'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의 4륜 밸런싱 전동 스케이트보드다. 사람이 단순히 몸을 기울이는 것만으로 가속, 감속, 방향 전환이 가능하다. 2륜 구조인 세그웨이에 비해 구조 안정성이 우수하다. 시속 40㎞ 이상으로 고속 주행할 수 있다. 2개의 기울기 센서를 이용해 1초에 1000번 기울기를 측정, 무게중심을 제어한다. 급격한 가·감속이나 경사로 주행 시 안정성을 강화했다.
산·학 협력 기반으로 다양한 로봇도 개발했다. '앰비덱스(AMBIDEX)'는 로봇 팔이다. 산업 현장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안전·하중 문제로 일상 영역에 적용되기 어려운 로봇 팔을 개선, 활용 범위를 확대했다. 김용재 코리아텍 교수와의 산·학 협력을 통해 사람 팔보다 가볍고, 사람과의 접촉에서도 안전하도록 제작했다. 인간 팔과 유사한 관절 구조로 유연하고 정밀한 작업이 가능해졌다. 요리, 청소, 빨래, 서빙, 간병, 재활 등 인간 생활 현장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함께 개발한 '치타로봇'은 길이 80㎝, 무게 40㎏의 사족 보행 로봇이다. 10㎏ 무게의 짐을 싣고, 다양한 환경에서 이동할 수 있다. 박해원 일리노이대(UIUC) 교수와 개발한 'UIUC 점핑로봇'도 강아지 정도 크기에 높이뛰기·멀리뛰기 등 역동하는 움직임이 가능, 활용도가 주목된다.
네이버랩스 인턴이 개발한 로봇도 눈길을 끌었다. 'TT봇(TT-bot)'은 실내 공간에 흩어진 다양한 물체를 인식한 뒤 자율 주행으로 목표물까지 이동해 이를 흡입한다. '터스크봇'은 계단을 올라가는 바퀴 달린 로봇이다.
◇AI에 로봇까지·생활환경지능 전략 확대
네이버가 로보틱스 기술에 힘을 쏟는 것은 생활환경지능 전략 확대를 위해서다. 생활환경지능은 기술이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고 이용자 삶에 스며들게 해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네이버의 발전 방향이다. 이번에 공개된 로봇도 모두 산업 현장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인간이 로봇 기술의 편의성을 체감토록 기획됐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리더는 “로봇은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생활에도 적용되는 현재 기술”이라면서 “앞으로 로봇을 생활의 더 깊은 공간으로 끌어들여 편리한 삶의 도구로 이용하도록 생활환경지능 기반의 로봇 연구에 매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두뇌 연장이라면 로봇은 손과 다리 역할의 연장이다. AI 기술과 로봇을 통해 시너지 창출 및 생태계 확장을 겨냥했다. TT봇의 경우 AI 방법론인 딥러닝 기술을 물체 인식뿐만 아니라 로봇 경로 제어에도 적용한 사례다.
송 대표는 “인간 생활 속에 자리 잡는 로봇을 목표로 사람이 살아가는 실제 공간에서 도움을 주는 로봇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면서 “핵심 연구 분야는 일상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동성, 삶의 맥락을 이해하는 AI, 다양한 노동력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팔과 손 등이다. 오늘 소개된 로봇들로 네이버랩스 로보틱스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표>네이버가 공개한 로봇 라인업
![[이슈분석]네이버, 로봇 9종 공개...로봇 대중화로 생활환경지능 전략 확대](https://img.etnews.com/photonews/1710/1002740_20171016181329_461_T0001_550.png)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