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우리나라 전자 산업 최대 잔치인 '2017한국전자전(KES)'의 막이 올랐다. 20일까지 이곳에 가면 첨단 융합 전자제품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기술과 연결된 전자기기의 앞날을 만지고 느낄 수 있다. 전자산업계는 이 행사로 올 한 해를 결산하고 내년의 새로운 비상을 기약한다.
한국전자전은 정부 개최 행사다. 정부가 제정한 '8개년 전자진흥기본계획'에 따라 1971년에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1969년 제1회 한국전자전람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48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오는 2018년 역사 깊은 50회 행사를 맞는다.
이번 2017 전자전도 주최자에 산업통상자원부가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날 개막식에 장관은 물론 차관조차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명분상으로 장관은 대통령이 참석하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 2017 수행 때문에, 차관은 국무회의 참석이 불참 이유였다.
ADEX 2017이 엄중한 한반도 위기 속에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의 전략 자산이 총출동한 시기상의 특수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산업부 장관까지 꼭 참석해야 할 정도로 산업 효과나 이득이 있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전자 산업이 정부의 특별한 정책 지원 없이도 자력으로 성장할 정도로 경쟁력 기반 위에 올라선 것은 분명하다. 정부가 장·차관 행사 참여를 허례의식 정도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세계 산업의 경쟁 구도는 다시금 정부의 보이지 않는 지탱 아래 자국 산업 보호라는 대원칙 아래 움직이고 있다. 우리만 민간 자율에 맡긴다고 해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금 누리고 있는 시장 지위조차 언제 상실할지 모른다.
'혁신 성장'에 필요한 전자 산업의 역할을 정부가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