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하드웨어 책임자 레지나 듀건 회사 떠난다

레지나 듀건 블로그.
레지나 듀건 블로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지난 4월 개발자회의에서 발표한 뇌 판독 기술과 증강현실 안경 등 하드웨어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하드웨어 개발을 총괄해온 레지나 듀건이 페이스북을 떠나기 때문이다.

18일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저커버그의 야심 찬 하드웨어 개발을 총괄해온 '빌딩 8'의 책임자 레지나 듀건이 갑작스럽게 페이스북을 떠난다고 보도했다.

듀건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노력을 쌓고 이끄는 데 집중하기 위해 회사를 떠난다”며 구체적인 퇴사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구글의 AI팀을 이끌던 듀건이 18개월 전 페이스북에 합류할 당시 실리콘밸리에서는 소셜네트워크 회사인 페이스북이 구글, 아마존, 애플과 경쟁할 하드웨어 구축을 심각하게 모색하고 있는 징표로 받아들였다. 그 만큼 그녀의 존재감은 컸다.

그녀가 이끄는 빌딩 8은 아직 제품을 출시하진 않았지만, '알로하'로 불리는 영상채팅기기를 내년 5월께 공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듀건이 왜 페이스북을 떠나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다만 페이스북이 오큘러스 VR과 빌딩 8을 통합해 페이스북의 오랜 임원인 앤드루 보스워스가 통합 하드웨어 사업을 이끌도록 하려는 움직임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를 확산하는 플랫폼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적 여론과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결심이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그녀는 블로그에서 “최근 실리콘밸리에 모종의 변화가 있다”면서 “우리 업계는 이전보다 더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파괴의 시대에 새로운 기여 방법을 사려 깊게 생각하고, 다음 단계에 대해 목적의식을 가지려면 한발 비켜서 있기에 적당한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