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호텔 산업이 크게 요동친다. 600조원 규모의 글로벌 호텔업계에 위기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큰 폭의 변화가 요구된다. 세계 호텔업계는 에어비엔비의 빠른 확장에 대항하기 위해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린다. 에어비엔비는 호텔업계 위협 존재로 급부상했다. 투자기관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2016년 미국 전체 숙박 공간 공급 건수의 5.4%를 에어비엔비가 차지할 정도다.
환경 변화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호텔 산업은 '지역사회 허브'로 변신할 것이다. 지난날 호텔은 외지 여행객이 잠시 머무르는 숙소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웠다. 숙소 중심 운영으로 호텔 인근의 수많은 유동 인구는 숙박 이외 목적으로 호텔을 방문하기 쉽지 않았다.
다양한 배경의 세계 여행자가 모인 고유한 강점이 지역사회 특성과 연결되면 호텔은 새로운 공간으로 확대될 수 있다. 최근 호텔 간 경쟁 심화로 숙박 고객이 감소하면서 비숙박 수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지역사회가 편하게 즐기는 호텔(로컬 커뮤니케이션 호텔)' 개념이 대표 사례다. 호텔 역할이 숙박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 허브로서 네트워킹, 지역 특성을 즐기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전환되는 변화는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호텔도 떠오르고 있다. 실용과 취향 중심의 밀레니엄 고객이 소비 주체로 부각되면서 기존의 럭셔리 호텔 의미도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스마트' 개념도 밀레니엄 고객 대부분이 스마트 기기를 휴대하고 첨단 기술에 익숙해지면서 호텔에 요구되는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은 호텔에서 활용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 같은 혁신 기술은 대체로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효익을 보인 뒤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영역까지 확대된다. 호텔은 지능형 빌딩에 속하는 대표 B2B 영역이다. 스마트 기술이 빠르게 적용되는 최적화 환경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여행사(OTA) 확대, 운영·인건비 증가, 높은 수준의 서비스 품질 요구 등 외부 사업 환경 변화로 스마트 기술의 필요성이 커졌다. 야놀자도 업계 최초로 IoT 기반의 스마트프런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모바일 콘시어지, 키리스 등 고객 서비스 품질 강화뿐만 아니라 호텔 운영 효율 개선도 가능한 저비용 스마트 호텔을 구현한다. 보안이 강화된 고객 데이터와 기존의 IT 산업 연계 서비스, 로봇 도입도 스마트 호텔을 통해 구현될 미래 트렌드가 될 것이다.
차별화된 공간 디자인의 중요성도 강화된다. 호텔 경험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공유하고, 숙박이 아닌 다양한 활동이 호텔에서 이뤄지면서 차별화된 디자인은 호텔 개성을 드러내는 주요 요소가 됐다. 디자인은 호텔 브랜드 특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요소다. 주변 환경, 가구, 소품, 비품, 고객 스타일까지 다양한 구성 요소와 조화하는 종합 예술 영역으로 승화된다. 명품 브랜드가 고유 특성을 살려 호텔업에 진출하거나 기존의 부티크 호텔이 인기를 끄는 것도 고객의 디자인 차별화 요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럭셔리 호텔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숙박 카테고리에서 나타나는 트렌드다. 제한된 리모델링 예산 안에서의 고객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구현은 호텔 인테리어 핵심 요소가 됐다. 야놀자도 인테리어 디자이너, 상품 디자이너, 건축가, 기획자까지 모든 영역의 디자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디자인랩 조직을 갖췄다. 건물 외관부터 방 내부 소품 등 미세한 영역까지 차별화한 색상으로 디자인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에이치에비뉴 이대점은 패션과 뷰티를 접목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위기는 곧 기회다. 이케아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국내 가구업계는 모두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이케아의 약점인 디자인과 설치의 편의성을 집요하게 공략한 한샘은 이케아보다 2배 이상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호텔 산업도 고객 관점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하고 호텔 산업의 미래 트렌드에 선제 대응한다면 생존을 넘어 제2 성장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 jongyoon@yanolj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