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도 벤처투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뿐만 아니라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도 벤처펀드 결성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3차 모태펀드 정시 출자 사업에 위탁운용사로 선정,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증권사가 됐다.
김종옥 신한금융투자 기업금융1본부장은 “올해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 등록을 마친 후 총 900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신기술조합을 통해 투자했다”면서 “기업 금융 분야에서 지주 차원의 전방위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5월 100억원 규모의 '신한 디스플레이 신기술투자조합 1호'를 결성한 이후 꾸준히 신기술조합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모태펀드 3차 출자 사업에 선정된 275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이 마무리되는 내년이면 벤처펀드 수탁 규모는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김 본부장은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6월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을 GIB로 바꾸고 지주사 전체가 자본 시장 강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면서 “3차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 함께 선정된 신한캐피탈과는 별도로 증권사가 주력으로 발굴·투자할 수 있는 영역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은행 외에도 GIB에 속한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신한카드 등 금융 계열사와 협업해 잠재력 있는 핀테크 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시장에 뛰어든 신한금융투자 외에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벤처 투자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등 이미 금융지주 내부에 별도 창투사를 둔 금융지주회사는 신탁형 벤처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미래에셋캐피탈을 위탁운용사로 삼아 네이버, GS리테일과 함께 공동 펀드를 조성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상장 주식보다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비상장 분야에 관심이 커질 것”이라면서 “이제는 증권사 내부 사모투자(PE) 조직도 어느 정도 외연을 갖춘 만큼 앞으로는 증권사 '인하우스 벤처캐피털(VC)'도 등장할 시점이 됐다”고 진단했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신기술금융사보다도 증권사가 당장 기존 창투사의 가장 큰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코넥스 지정 자문인 제도 도입 당시 관심을 보이지 않던 증권사가 최근 벤처 투자 시장에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다”면서 “벤처기업 회수 시장의 첫 관문인 상장 시장을 증권사가 지키고 있는 만큼 증권사의 협업이 앞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