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전염병처럼 퍼지는 마약성 진통제 남용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etnews.com/photonews/1710/1007049_20171027105053_065_0001.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전염병처럼 퍼지는 마약성 진통제 남용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 정부가 전국에 걸쳐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지난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발생 이후 8년 만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에 중독됐다가 치료에 성공한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백악관으로 초대한 자리에서 “국가적 공중 보건의 위기”라고 선포했다.
오피오이드는 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합성 진통·마취제로, 미국은 오피오이드가 포함된 처방 진통제 남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절통이나 치통처럼 심각하지 않은 통증에도 처방되고 있다.
2015년 3만3000명, 지난해 6만4000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매일 140명 이상이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피오이드 남용 사태에 대해 “국가의 수치이자 인간의 비극”이라며 “중독 종식을 위한 미국 전체의 결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퍼코셋, 옥시코틴, 헤로인,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 남용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국가비상사태'가 아닌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한 단계 낮춰졌다. 이번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90일간 지속되며 계속 갱신할 수 있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치료 방법 개선과 신속한 조치를 위한 연방정부의 긴급자금 지원, 각종 규제 및 제재 해제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로는 연방정부의 추가 자금 지원을 끌어낼 수 없다.
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