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머리카락 두께의 미세 환경에서 유체를 효율 높게 혼합,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박테리아, 바이러스의 초정밀 체외진단에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 임채승 교수·남정훈 박사 공동 연구팀은 '표면탄성파를 기반으로 미세입자와 유체를 3차원 제어하는 미세유체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미세유체소자는 머리카락 두께의 관 내부에서 유체, 미세입자, 세포 등을 혼합·반응·배양할 수 있도록 만든 소자다. 시료를 빠르게 혼합·희석하고 특정 입자를 분리·농축하기 좋다. 시료 전처리에 활용되고, 바이오칩 기반의 체외진단 정확성과 민감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전력 소모가 낮고 다른 시스템과 용이한 파동에너지 미세유체 기술이 주목받는다. 전기나 빛에너지를 이용한 기존 기술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 비침습적이다.

연구팀은 파동의 일종인 표면탄성파를 미세유체소자의 위, 아래 양쪽에서 발생시켜 서로 다른 유체와 미세입자를 제어하는 소자를 설계했다. 가로, 세로, 높이 방향까지 3차원 제어가 가능했다. 표면탄성파는 압전기판 표면을 따라 발생하는 탄성파다.
위, 아래 표면탄성파를 따로 조절할 수 있다. 덕분에 기존 소자보다 유체 제어, 혼합 효율이 높다. 발열을 최소화해 열에 민감한 임상 시료, 검체 분석이 가능하다.

남정훈 박사는 “표면탄성파를 이용해 미세유체 또는 입자를 제어할 수 있는 고수율, 고효율 기술을 개발했다”면서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의 초정밀 고감도 체외진단 시스템에 적용하면 질병 조기 진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센서스앤액츄에이터스B:케미컬'에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