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통령 시정연설도 반쪽되나

지난 13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감 모습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지난 13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감 모습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이 모든 국회 일정에 불참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참여하지 않아도 국회 일정을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거대 양당의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면 종합감사와 예산심의, 범안심사까지 차질이 불가피하다. 다음달 1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도 반쪽으로 전락한다.

한국당은 29일 국회에서 '방송장악 음모 저지 특별대책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30일 오전 의원총회로 결정을 미뤘다.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투쟁 방법과 대통령 시정연설 참석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회 각 상임위원회는 30~31일 이틀간 종합감사를 실시한다.

한국당 보이콧을 촉발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대상이다. 정부 탈원전 방침으로 갈등을 빚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도 특허청과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감사한다. 보이콧을 철회하지 않은 한국당은 불참한다.

내달 1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2018년도 정부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한다. 예산안에 대한 야당 협조를 구하는 자리다. 제1 야당인 한국당이 보이콧을 철회하고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2일부터는 상임위원회별로 예산을 심의하고 계류된 법안을 심사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가동된다. 한국당이 보이콧을 유지하면 초반 파행이 불가피하다.

다만 한국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회 연설이 예정된 11월 8일 이전에는 보이콧을 철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회 관계자는 “한국당이 북핵 문제 등에서 동일 노선을 주장하는 트럼프의 국회 연설까지 보이콧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예산안 처리기일(12월 2일)이 넘도록 국회가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하면 정부 예산안대로 통과된다”며 “한국당 입장에서는 보이콧을 계속하면서까지 정부 여당이 주도하는 내년도 예산 통과를 두고 보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