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중국 BOE가 10.5세대 초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신규팹을 가동하면 공급과잉이 발생한다는 우려가 크지만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기존 8세대 팹 가동률을 조금만 낮춰도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3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한국디스플레이컨퍼런스 2017'에서 내년도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한 다양한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대형 LCD 시장은 중국발 공급과잉 우려가 있지만 실제 생산량,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영향이 제한된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을 내놨다.
박진한 이사는 “TV는 이미 10년 전부터 수량 성장을 하지 않았지만 면적은 꾸준히 성장해왔다”며 “매년 1000만㎡ 면적이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매년 8세대(월 6만장) 팹 3개 혹은 10.5세대(월 6만장) 팹 2개가 새로 생기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TV 교체주기가 도래했고 평창 동계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이 내년에 열릴 예정이어서 TV 수요 확대를 기대해볼만 하다고 전망했다. 2009년과 2010년에 40~50인치대 풀HD TV를 구매한 사용자가 UHD 해상도의 50인치 이상 TV로 이동하는 수요가 내년부터 발생한다고 예상했다.
특히 60인치 이상 초대형 TV는 2018년 면적 기준 17%, 매출 기준 25%를 점유하고 2024년 각각 32%, 45%를 점유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BOE 10.5세대 라인 B9이 내년 1분기부터 월 7만장 규모로 가동을 시작해도 실제 시장에 공급과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43인치, 65인치, 75인치 물량 비중을 달리해서 가정하면 연간 260만대에서 42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봤다.
박진한 이사는 “연간 420만대는 전체 TV 시장에서 1~2%에 불과해 큰 물량이 아닌데다 수율 문제까지 감안하면 숫자는 더 적어진다”며 “공급과잉 우려가 크지만 실제 내년에 10.5세대 가동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패널 가격은 공급과잉에 따른 우려 등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지속할 수 있다고 봤다. 내년 대형 스포츠 이벤트 영향으로 내년 2분기부터 가격이 점차 안정된다고 전망했다.
정윤성 IHS마킷 상무는 “BOE 10.5세대 성적에 따라 양산 시점이 늦어져 정식 양산이 하반기로 넘어가면 수급상황에 변동이 생기므로 상반기 패널사에 유리한 흐름이 생길 수 있다”며 “한국 패널 제조사는 중국 10.5세대 투자에 대응하려면 50인치 이상 대형과 8K 고해상도 중심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