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통사 간 인수합병이 무산됐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프린트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 이사회가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T모바일 인수합병 논의를 전면 중단했다.
소프트뱅크와 도이치텔레콤은 합병법인 대주주 지위를 양보하지 않으면서 합병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은 “양측이 전액 주식 교환 방식을 통해 합병을 추진했지만 합병 이후 지분 비율 배분에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이동통신시장은 무선 가입자 기준으로 버라이즌과 AT&T가 각각 1, 2위를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3, 4위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은 2013년에도 시도됐지만 미국 규제당국 반대로 무산됐다.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 규제권자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합병을 반대했다. 하지만 기업 자유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 체제로 바뀌면서 합병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규제 당국이 아닌, 당사자 간 지분 배분 문제로 불발에 그쳤다.
스프린트는 당분간 합병 추진으로 인한 경영 손실을 만회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스프린트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4800만달러에 달했다. 전 분기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합병 과정을 거치며 1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스프린트는 합병 무산으로 홀로 살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인터넷 기업과 통신 인프라 협업으로 차별화 전략을 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스프린트 주가는 합병 무산 가능성 소식에 9.5% 급락했고 T모바일도 5.5% 하락했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이도쿄 증시에서 한때 5%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