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최저임금 속속 인상…현지 한국기업 악영향

필리핀 현지 한국기업 공장.
필리핀 현지 한국기업 공장.

한국 기업들이 저임금 노동력에 기대 진출했던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임금이 속속 인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현지 코트라 무역관에 따르면 필리핀은 최근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 지역의 하루 최저임금을 비농업 부문은 기존 대비 4.27%인 512페소(약 1만1000원), 농업 부문은 4.6%인 475페소(약 1만원)로 인상했다. 이번 임금 인상은 민간 기업 근로자 약 600만 명에게 적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에는 한진중공업, 현대자동차, 삼성전기 등 한국의 주요 기업이 대부분 진출해 있고, 현지 소매업과 금융업에도 한국 기업의 투자가 이어져왔다.

코트라 마닐라무역관은 “필리핀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 가운데 평균 임금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면서 “현재 비정규직 고용 관행 철폐, 근로환경 개선 등 여러 문제로 노동계와 경영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해외 투자 유치와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했다.

동남아에서 한국 기업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베트남도 내년 1월부터 월 최저 임금을 276만∼398만동(약 13만6000∼19만7000원)까지 올해 대비 평균 6.5% 인상한다.

내년 인상률은 올해 인상된 7.3%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주베트남한국상공인연합회가 요구한 최대 3%의 2배 이상이다.

한국의 봉제업체들이 많이 진출한 캄보디아는 내년 의류·신발업계 근로자의 월 최저 임금을 올 해 대비 11.1% 인상한 170달러(약 19만1000원)로 책정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애초 약속한 인상률 9.8%를 웃도는 수치로 내년 7월 총선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캄보디아에서 의류 신발업종은 전체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근로자도 75만 명에 이르러 다른 업종의 임금 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