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때아닌 '버터 대란' 부족한 공급에 수요 대폭 늘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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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제과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때 아닌 '버터 대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계적인 버터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프랑스에서 버터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생산량 감소다. 지난해 여름 이후 사료 수확물 감소와 나쁜 기상 조건으로 유럽연합(EU) 유제품 생산이 감소했다. 하지만 버터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례로 버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미지가 어느 정도 희석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버터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 맥도널드는 지난해 버거에 버터를 첨가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도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프랑스의 버터 소비량은 2013~2015년 사이 5%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4월 톤(t)당 2800달러(314만원 상당)였던 버터 가격이 지난 9월에는 8000달러(897만원 상당) 가까이 치솟았다.

프랑스낙농협회 제라르 칼브릭스 경제분석팀장은 “지난봄부터 버터 대란 현상이 시작됐다”며 “지난해 6월부터 이번 여름까지 1년간 유럽 전역에서 우유 생산은 급감한 반면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의 버터 수요는 증가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유독 버터를 사랑하는 나라다. 국제낙농연맹(IDF)에 따르면 프랑스인은 지난해 1인당 18파운드(8.2㎏) 버터를 먹어치웠다. 이는 EU 평균보다 2배 이상, 미국에 비해서는 3배가 넘는 수준이다.

버터 생산자와 소매상 사이의 가격협상 갈등도 품귀 현상을 심화시켰다. 소매상들이 값이 오른 버터를 살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버터 부족은 이미 프랑스 안에서 전국적인 현상이 됐다. 온라인에서는 텅 빈 버터 판매대 모습이 등장했고 저렴한 가격에 버터를 판다는 가짜광고까지 나돌고 있다. 버터를 사용하는 빵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프랑스의 버터 품귀 현상은 앞으로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이 버터 사재기에 나서면서 버터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