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온라인 여행시장 'A to Z 플랫폼'이 필요하다

지난해 아시아 최대 여행기술(Travel-Tech) 콘퍼런스 'WIT(Web in Travel Singapore 2016)'에 참가하면서 주요국 온라인 여행사의 다양한 고객 중심 플랫폼을 경험해 볼 기회가 있었다. 우리나라 온라인 여행 시장은 글로벌 수준에 한참 못 미쳤다. 하지만 아직 시장은 크고, 기회는 열려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 시장은 한국 어느 산업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 여행 시장은 작년 해외여행 시장 31조원, 국내여행 15조원으로 총 46조원 규모를 형성했다. 오는 2020년에는 해외 41조원, 국내 19조원으로 총 60조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여행업이 성장할 수 있는 배경으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가 꼽힌다. 국민 소득 3만달러를 넘은 선진국은 공통적으로 여가 문화가 고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대표 사례다. 일본은 지난 1992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고도 소비문화가 자리잡았다. 레저형 온천 개발 붐이 일어나고 고급 여행 수요가 급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외여행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문화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연간 해외 출국자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 연말까지 2700만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행 성향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패키지 여행이 대세였지만 지금은 개인 선호와 취향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 자유여행자가 늘고 있다. 다만 국내 여행 시장에는 아직 자유여행객을 위한 특화 서비스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틈을 노리고 스카이스캐너, 트립어드바이저 등 해외 메타엔진 서비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중국 '씨트립'이나 미국 '프라이스라인닷컴'처럼 자유여행객이 항공·호텔 등 여행상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절대적 시장 지배자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한국 기업도 여행 시장 성장성은 높게 본다. 그러나 자유여행객을 위해 항공, 숙박, 액티비티 개별 티켓을 모두 판매하는 인프라를 갖추는 것에는 망설인다. 상당한 인프라 구축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티몬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여행 부문에서 연평균 30%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투자한 덕이다. 국내 최초로 자유여행객에게 필요한 항공, 숙박, 액티비티 개별 티켓 등 여행에 관한 모든 서비스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확보했다. 티몬 투어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해외 투자자가 투자를 타진하기도 했다.

[월요논단]온라인 여행시장 'A to Z 플랫폼'이 필요하다

티몬은 1700만명에 달하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고객 쇼핑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개인 취향에 맞는 여행 상품을 제안하거나 숙박 유형, 여행지에 따라 액티비티를 추천하는 고객관계관리(CRM)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여행은 객단가가 높은 시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결제까지 수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물론 다른 상품보다 신중하게 구매 결정을 내린다. 이 같은 과정을 얼마나 편리하게 제공하느냐가 비즈니스 성공을 좌우할 것이다.

고객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여행의 A to Z'를 아우르는 원스톱 쇼핑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해야 한다.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만이 무주공산인 온라인 여행 시장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support@tm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