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담배업계 1위 KT&G가 '릴(lil)'을 출시하며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코리아 '글로'가 선점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KT&G는 방대한 영업망과 가격경쟁력, 국내 최초 캡슐 담배라는 특징을 앞세워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KT&G는 7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오는 20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지역 2600여개 GS25 편의점에서 예약접수를 받아 20일 전용담배(스틱) '핏(Fiit)'과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출시 초기 기기 물량 공급 제한으로 점포당 일일 최대 1개 한정 판매한다.
'릴'은 'a little is a lot' 약자로, 담배 냄새와 연기 등은 줄이면서도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많은 장점을 담았다는 의미다. 색상은 '크리미 화이트'와 '사파이어 블루' 2종이다.
릴 전용 담배 '핏'은 차세대 전자담배에 최적화된(fit) 궐련 제품이라는 뜻으로 '핏 체인지'와 '핏 체인지 업' 2종류로 출시한다. 다양한 맛을 구현했으며 국내 최초로 캡슐을 적용해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꾀했다. 국내 흡연자에게 인기가 높은 '에쎄 체인지'와 유사한 향이다. 친숙함을 무기로 소비자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릴은 휴대와 관리가 편한 일체형 구조다. 한 번 사용하면 다시 충전해야 하는 아이코스와 달리 한 번 충전하면 스틱 20개 이상 사용할 수 있다. 크기는 아이코스 보다 얇고 글로보다 길며 무게는 90g으로 가볍다. 사후관리(A/S)를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전담직원이 직접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방문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평일기준 오후 4시 전 접수하면 당일 A/S 받을 수 있다.
릴의 최대 장점은 가격경쟁력이다. 권장 소비자가는 9만5000원이지만 할인쿠폰 방식으로 6만8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할인가격 기준 아이코스(9만7000원)와 글로(7만원)보다 저렴하다. 스틱 가격은 아이코스 '히츠', 글로 '네오스틱'과 동일한 갑당 4300원이다. 하지만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을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개별소비세법 개정으로 가격 역전이 예상된다. 히츠와 네오스틱은 현재 가격 인상폭을 고민하고 있으나 핏은 상당기간 현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임왕섭 KT&G 제품혁신실 상무는 “현재로서는 가격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세제 인상에 대한 부분도 검토하겠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공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릴 출시로 급성장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아이코스 출시 이후 9월까지 궐련형 전자담배 규모는 약 5000만갑, 22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연간 기준으로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복인 KT&G 사장은 “수년전부터 변화하는 담배시장 트렌드를 분석하고 신형 전자담배 등 다양한 제품의 연구개발에 힘써왔다”면서 “궐련형 전자담배라는 신규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연초 고형물을 전자기기 열로 가열해 니코틴 증기를 발생시켜 흡입하는 담배다. 불을 붙여 태우는 일반 담배와 달리 냄새가 덜하고, 액상 니코틴을 사용하는 전자담배와 비교해서는 연초 특유의 '담배 맛'이 강해 흡연자에게 큰 인기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