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41>수주 잘하는 B2B 세일즈맨? 병원 의사처럼 행동하면 된다

▲오늘의 고민

복사기 제조업체 A사에 모처럼 주문 요청이 들어왔다. 나 과장은 가장 저렴한 복사기 10대에 최대 할인율을 적용, 서둘러 견적서를 보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고객사에서 우리가 제시한 금액보다 비싼 B사 제품을 사들였다고 한다. 대체 나 과장은 무엇을 놓친 것일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같은 물건을 팔아도 세일즈맨 영업 방식은 제각각이다. 방방곡곡 발품을 팔고 다니는 모범생형, 고객과 형 동생 하면서 두터운 친분을 쌓아 가는 관계형, 고객들 비위를 맞추며 그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집사형 등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실적이 가장 뛰어난 세일즈맨은 누구일까. 안타깝게도 이들 가운데 베스트는 없다.

세일즈 분야의 화제작인 '챌린저 세일'의 저자이자 이 분야 전문가인 매슈 딕슨과 브랜트 애덤슨은 “때로 고객 생각에 도전하고 그들을 가르치기까지 하는 '챌린저형'의 성과가 가장 뛰어나다”고 말한다. 이들은 고객에게 질질 끌려다니지 않고, 언제나 대화 주도권을 잡는다. 또 무작정 약(제품)만 파는 게 아니라 고객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해법을 찾는 데 주력하기 때문에 '의사형 세일즈맨'이라고도 한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41>수주 잘하는 B2B 세일즈맨? 병원 의사처럼 행동하면 된다

조사에 따르면 영업 환경이 복잡할수록 이 '의사형'이 빛을 발한다고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히고설킨 기업간거래(B2B) 세일즈에서 고가 상품을 팔 때가 그러하다. 이렇게 성공하기 어려운 세일즈에서 높은 성과를 낸 사람들을 봤더니 절반 이상(54%)이 의사형 세일즈맨이었다. 그럼 의사형 세일즈맨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섣불리 제안서부터 보내지 말고 고객사에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고민을 종합 파악해야 한다. 환자가 배탈약 달란다고 해서 다짜고짜 약부터 처방하는 의사는 세상에 없을 것이다. 의사라면 먼저 그 환자의 배가 왜 아픈지부터 종합 진단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의사형 세일즈맨들은 각 기업의 문제나 고민을 종합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앞의 상황에서처럼 고객사에서 복사기 10대를 싸게 사고 싶다고 하면 의사형은 왜 복사기를 10대씩이나 사려고 하는지, 복사기를 사는 가장 큰 목적이 무엇인지부터 꼼꼼히 물어 봐야 한다. 대부분의 구매 담당자는 '어떻게 하면 저렴한 값에 좋은 제품을 살 것인가'에 관심이 있겠지만 그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생각은 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고려, 제안서를 보내면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더욱 짙어진다.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141>수주 잘하는 B2B 세일즈맨? 병원 의사처럼 행동하면 된다

물론 이런 고객사 진단이 3차원으로 이뤄지려면 반드시 사전에 구매 담당자를 찾아가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이다. 그럼 그 시간은 어떻게 확보할까. 이를 위해서는 구매 담당자에게 '내 관심사는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 즉 '당신이 더 좋은 판단으로 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인정받도록 돕길 원한다'는 취지를 전략 차원에서 어필하는 것이다. 이렇게 종합 진단을 마친 뒤 비로소 구매 담당자에게 자신이 파악한 큰 그림을 보여 주고 최적의 솔루션을 제안하면 된다. 이해관계자 모두를 최대한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문제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종합 진단을 한 나 과장은 고객사 담당자에게 굳이 복사기를 10대나 구매하는게 최선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재경팀은 구매 비용을 줄이고 싶어할 테고, 정보기술(IT) 담당자는 관리하는 기계 수를 줄이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프린트 설정만 해 두면 재경팀과 IT 담당자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것처럼 각 부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고급형 복사기를 구매하라고 조언할 수도 있다.

▲오늘의 아이디어

세일즈, 무조건 싸게 팔면 그만일까. 종합 진단해서 꼭 맞는 약을 처방해 주는 의사처럼 고객의 상황을 진단하고, 최고 솔루션까지 팔 수 있도록 하자. 고객은 아픈 곳을 콕콕 짚어 주는 의사형 세일즈맨에게 열광할 것이다.

정리=조은실 IGM 글로벌 응용센터 주임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