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기억력 저하나 치매 예방에 좋은 이유가 밝혀졌다.
미국 밴더빌트대학병원 '기억과 알츠하이머센터' 안젤라 제퍼슨 교수팀은 나이가 들며 심장 펌프 기능이 약해지면 뇌로 가는 혈액 양이 줄고 이로 인해 뇌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제퍼슨 교수팀은 이미 2015년에 심박출계수가 낮으면 치매발생률과 기억력 저하 위험이 커지는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심장학회 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심계수라고도 하는 CI는 심장이 1분간 박출하는 혈액량을 체표면적으로 나눈 것이다. 심박출량이 같을 경우 키가 크고 뚱뚱할수록 계수는 낮아진다.
제퍼슨 교수팀은 이번엔 평균 나이 73세인 노인 314명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살펴보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 노인들은 심근경색 등 심장병이 전혀 없고 치매도 없었지만, 이 가운데 40%는 '가벼운 인지장애(MCI)'가 있었다. MCI는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 노인들보다 떨어진 상태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나중에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이 초음파기와 자기공영영상장치(MRI)로 이들의 심박출계수와 뇌 좌우 측두엽으로 흘러들어 가는 혈액 유입량을 측정했다. 측두엽은 기억을 관장하고 알츠하이머 발병이 시작되는 뇌 부위다.
측정 결과 심계수가 1단위 낮아질 때마다 좌측두엽에선 뇌조직 100g당 1분에 흘러드는 혈액량이 평균 2.4㎖씩, 우측두엽에선 2.5㎖씩 줄었다.
제퍼슨 교수는 놀라운 일은 이 정도 감소량은 나이가 15~20년 더 먹을 때 줄어드는 양과 맞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같은 70세라고 해도 심계수가 1단위 낮은 사람은 85~90세의 뇌 측두엽 혈액유입량과 같다는 뜻이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는 심장의 건강이 뇌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심장의 박출력이 약해지고 뇌의 혈류 자동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따라서 치매의 위험을 낮추는 등 뇌 건강을 위해서도 심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신경학회(AAN)의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8일(현지시간) 실렸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