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3D 프린팅과 바이오 기술을 융합해서 인공 장기를 제작하는 '바이오(Bio) 프린팅' 특허 출원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07~2016년) 동안 총 122건의 바이오 프린팅 관련 기술이 출원된 가운데 전체의 80%에 해당하는 97건이 최근 3년(2014~2016년) 동안 집중 출원됐다.
연도별로 2007~2013년에는 10건 이하에 머물렀지만 2014년 16건, 2015년 31건, 2016년 50건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국내에서 장기 기증 수요에 비해 기증자 부족과 면역 거부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기존 장기 이식의 문제점을 모두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바이오 프린팅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해외 연구기관과 기업이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해 인공 혈관·간·귀·피부 등 제작에 성공,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출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대표 사례로 미국 바이오벤처 오가노보는 약물 독성 검사를 위한 간 조직을 3D로 프린팅, 신약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임상 시험 비용과 위험성을 대폭 감소시켰다.
또 중국 쓰촨 레보텍은 지난해 원숭이 지방층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 혈관을 3D 프린팅 한 후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바이오 프린팅은 잉크젯프린터의 잉크 입자 크기가 사람 세포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한 기술 개념이다. 3D 프린팅과 제조 방법은 같지만 살아 있는 세포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 잉크를 원료로 사용해 신체 조직과 장기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기존 3D 프린팅이 치과 보철, 의족, 의수 등 신체를 지지하는 인공 보철물 제작에 그쳤다면 바이오 프린팅은 줄기 세포를 이용해 혈관·안구·간·심장 등 체내 이식물까지도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유형별 출원건수는 내국인이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기관별로는 대학·공공연구기관이 57건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하지만, 대량의 특허를 출원한 기관은 없고 다수 기관이 소량의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분석됐다.
포항공과대가 9건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 7건, 한국기계연구원 6건, 고려대 4건 등 순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출원 비중은 18.1%였고, 개인과 공공기관은 각각 16.1%와 14.1%로 나타났다.
기술 분야별로는 바이오 프린팅 장치 및 소재에 대한 출원과 뼈 지지체, 두개골, 안구 등 체내 이식물에 대한 출원이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정윤 특허청 의료기술심사팀장은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한 인공 장기 제작은 현재 장기 기증 시장을 완전히 대체할 정도의 혁신 기술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