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업계가 내년 70인치대 초대형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을 주요 타깃 시장으로 잡고 있다. 올해 55인치와 65인치가 TV 시장 중심이었다면 내년에는 65인치와 75인치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70인치급 LCD TV 시장 확대를 준비하기 위해 멀티모델글라스(MMG)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BOE가 내년에 10.5인치 라인을 가동하지만 국내 패널사는 8세대 라인만 있는 만큼 기존 설비에서 최대한 65인치와 75인치 생산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보통 마더글라스 1장에서 단일 크기 패널 여러 장을 생산하는 싱글컷 방식을 사용한다. 8인치의 경우 마더글라스 1장에서 32인치 패널 16장을 생산할 수 있다. 48인치는 8장, 55인치는 6장을 만들 수 있다. 해당 크기 패널은 버리는 면적이 10% 이하로 적어 면취율이 높다.
반면에 8세대에서 65인치는 3장, 75인치는 2장을 찍어낼 수 있지만 면취율이 64% 수준으로 낮다. 따라서 마더글라스 1장에 65인치와 32인치를 적절히 배열해 2가지 이상 크기 패널을 찍어내는 MMG 공법을 적용한다.
MMG는 면취율을 높일 수 있지만 패널을 다시 배치하는 과정에서 수율 저하가 발생한다. 최종 제품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져 월 생산물량이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MMG를 적용하면 수율이 5~6%가량 줄어든다고 본다. MMG 기술력과 공정 안정성, 경험에 따라 10% 이상, 최대 20% 이상까지 수율이 떨어지기도 한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먼저 MMG를 도입했다. 안정된 MMG 기술과 경험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MMG를 적용하면 8세대 마더글라스 1장에서 65인치 2장과 32인치 6장 혹은 75인치 2장과 49인치 2장을 만들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65인치와 75인치 시장 확대를 위해 중국 광저우 8세대 라인 전체에 MMG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광저우에서 65인치와 32인치를 MMG로 양산했고 올해부터 75인치와 49인치도 MMG로 만들고 있다.
내년 75인치 물량이 늘어난다고 보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49인치와 55인치 싱글컷 대신 MMG를 전체 라인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살피고 있다. 광저우는 이미 전체 라인의 절반 이상에 MMG를 적용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중국 쑤저우와 탕정 L8-1에서 65인치와 32인치를 MMG로 양산한다. 탕정 L7-2에서는 75인치를 싱글컷으로 양산하며 월 생산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탕정 L8-1과 중국에서 MMG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한다고 알려졌다. 쑤저우 라인은 이미 50% 이상을 MMG로 생산한다.
이미 양사는 올해 65인치와 75인치 패널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양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75인치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월 3만장, 삼성디스플레이가 월 5만장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MMG 적용 범위를 늘리면 생산량은 더 늘어난다.
중국 BOE, 차이나스타도 MMG를 적용했지만 주로 43인치 이하에 사용한다. 대형 패널 생산기술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고 40인치 이상 시장 위주로 공략하기 때문이다.
대만 AUO는 65인치와 55인치를 MMG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세대 규격에서 각각 3장, 2장을 만들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널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면 50인치 이하는 하락세가 가파르지만 현 TV 시장 주류인 55인치 이상은 하락세가 완만하고 가격도 비교적 높게 형성돼 있다”며 “TV 대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을 초대형 프리미엄 제품으로 돌파하려는 세트사 요구로 내년에 65인치는 물론 특히 70인치대 시장 성장세가 눈에 띌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