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약물에 전기충격까지…中 '불법 동성애 치료' 논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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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일부 의료시설이 인권 침해 소지가 다분한 '동성애 치료'를 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중국의 공공 병원 및 민간 의료시설이 동성애자에 대한 가혹한 치료를 행한다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6일 보도했다.

HRW는 최근 동성애 치료를 받은 중국 내 동성애자 17명에 대한 인터뷰 결과를 보고서로 발간했다.

동성애 치료는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중국의 공공 병원, 민간 의료시설에서 행해지는 치료다.

인터뷰에 응한 천슈워리 씨는 "간호사가 매일 나에게 이름 모를 약을 먹였는데, 약을 먹고 난 후면 입을 벌리게 해 젓가락을 사용해 입안 곳곳을 살피면서 약을 삼켰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인 장즈쿤(가명) 씨는 "의사와 간호사가 의자에 나를 앉힌 후 내 양손을 끈으로 묶었으며, 나의 손목과 가슴, 관자놀이 등에 패드를 붙였다"면서 "이후 여섯, 일곱 차례의 전기충격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HRW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뷰에 응한 17명 중 5명이 전기충격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동성애 치료는 중국 현행법에도 어긋나는 불법사항이다. 중국은 2001년부터 동성애를 정신질환에서 제외했다. 정신건강법에 따라 정신질환자가 아닌 사람의 관련 치료시설 입원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에는 7000만 명의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유엔이 중국 내 동성애자 3만 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성 정체성으로 인해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