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베트 고원지대 영구동토층을 태양열 발전으로 녹여 숲을 조성하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티베트자치구 나취시는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나무가 한 그루도 자라지 않는 도시다. 북극과 유사한 기후 조건 탓이다.
2010년만 해도 나취시 46만명 인구 96% 이상이 티베트인이었으나, 현재는 한족이 절반가량 된다.
티베트자치구 정부는 태양광 발전에서 나오는 전기로 구리선에 열을 발생시켜 땅을 녹인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나취시 일대 방대한 면적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한 후 지하에 구리선을 깐다는 구상이다. 스포츠 경기장 30개가 넘는 면적의 땅에 조성될 이 숲에는 전나무, 사이프러스, 소나무 등을 심을 계획이다. 숲 곳곳에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운영되는 컴퓨터와 연결된 센서가 설치돼 숲 상태를 체크한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1990년대 말 푸젠성 부서기로 재직할 때 나취시를 방문한 적이 있어 해당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생태계 파괴와 막대한 비용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나취시에 있는 7개 야생동물 보호구역에는 염소와 당나귀 등을 먹이로 삼는 곰, 늑대, 여우 등이 서식 중이다. 인공 숲 조성과 태양광 발전소 건립은 이 일대 수자원을 고갈시키고 먹이사슬을 파괴해 생태계 균형을 깨뜨릴 것이라고 일부 과학자들은 주장한다.
수천만 위안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으로 인공 숲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나무'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티베트 지역에서는 영구동토층에 온수 공급, 플라스틱 보호막으로 나뭇가지 덮기, 나무에 비타민 공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숲을 조성하려는 프로젝트가 추진됐으나 모두 실패했다.
중국은 심각한 사막화를 막고 황무지를 녹지로 바꾸려고 지난 10년간 매년 100억달러 예산을 투입해 숲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