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M&A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 가지 제언

민간이 주도하는 벤처 생태계는 성공한 창업가의 재도전이나 벤처캐피털의 원활한 투자 회수 및 재투자가 순환되는 거대 시스템이다. 이 생태계는 인수합병(M&A)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정작 부정 인식과 인프라 부족 등으로 국내 M&A 시장 활성화 기반 자체는 취약하다.

[기고]M&A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 가지 제언

미국은 M&A를 기업 성장 과정으로 보는 문화가 바탕에 깔려 있다. 기업가가 창업 이후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거나 대기업에 편입돼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M&A를 기업 전략의 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투자자도 빠른 투자 회수로 다른 벤처를 발굴하고 투자하는데 중요한 통로가 된다. 벤처 생태계 유지의 필수 요소다.

다행히 최근 들어 중소 벤처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 상장사, 벤처캐피털 등 시장 내 다양한 수요 그룹에서의 M&A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도 M&A가 자리 잡고 건전한 회수 시장(exit channel)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런 변화 과정에 정부가 풀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올바른 M&A 이해를 지원하고, 역량을 갖춘 전문가 부족과 M&A 정보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 M&A 이해와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시스템을 개발하고 관리해야 한다.

이미 시장의 M&A 수요를 읽은 여러 기관에서 교육 과정을 우후죽순 개설, 운영하고 있다. 실제 운영은 민간 기관에 맡기더라도 정부는 필요한 교육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프로그램 품질 관리, 자격 인증제 등과 같은 정책 지원 및 감독을 병행해야 한다. 창업 초기부터 올바른 이해 교육이 이뤄진다면 M&A까지 고려, 기업 방향을 조율하는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다.

M&A를 유도하기 위한 세제 등 실질 혜택도 강화해야 한다.

최근 정부에서 벤처 관련 정책과 재정 지원을 통해 혁신 인프라 구축을 약속했지만 투자 못지않게 회수 시장도 중요하다. 전면 검토와 개편이 필요하다. 우선 M&A 전용 펀드 확대 등으로 벤처캐피털의 투자 자금 유동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중국처럼 정부가 지정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해외 기업 인수 시 인수 자금 일부에 보증을 지원하는 정책도 검토할 필요도 있다. 여러 해외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M&A 활성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M&A를 필요로 하는 기업, 투자자 및 자문기관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M&A 활성화의 가장 큰 저해 요소는 낮은 정보 접근성이다. M&A 성공 경험이 있는 기업과 투자자의 지식 및 노하우만큼 수요자에게 중요한 것은 없다. 이들에게 멘토링과 재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 펀드의 우선 매칭이나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해외 정부와 연계해서 글로벌 M&A 펀드와 연계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역량 있는 기업의 혁신 성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창업 활성화를 통해 경제 원동력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창업 이후의 단계 대책을 마련, 기업의 지속 성장을 지원해야 한다. M&A는 기업의 지속 성장과 벤처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한 기본 조건이다.

정부가 M&A 활성화를 위한 포문을 열어 준다면 스타트업부터 시작되는 단계별 기업 성장 프로세스는 물론 투자 회수로 이어지는 벤처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까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

오세헌 벤처캐피탈협회 상근부회장 mna@kvc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