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은 세상의 모든 사물을 연결한 환경으로, 자율자동차·로봇 같은 것….” 선생님은 멈칫했다. 아이들에게 IoT를 먼 미래, 다른 세상으로 말하려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오늘 방에 들어올 때 자동으로 불이 켜졌죠? 아빠 차 내비게이션도 기억하죠? 두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와 말초신경처럼 흩어진 센서들이 모두 연결된 서비스예요. 앞으로는 IoT 산업이 가장 발전한 나라가 가장 잘사는 나라가 될 겁니다.” 알아들은 듯 끄덕거리는 아이들도, 설명을 바꾼 자신도 대견하다.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40>IoT가 미래 경제를 좌우한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11/1015009_20171120150148_609_0001.jpg)
수년 안에 500억개 이상의 기기 연결과 수백만개 이상의 서비스 창출이 예상되는 IoT 시장은 전쟁터다. IBM, SAP, 구글, 애플,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조 단위 투자를 결정했다. 전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사무총장인 하마둔 투레가 진두지휘하는 연합체 스마트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까지도 IoT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2021년까지 세계 IoT 관련 시장이 1억4000억달러(약 1575조원)에 이른다고 하니 당연한 일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리나라 시장도 매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행하긴 하지만 아직 국내 IoT 시장은 너무 빈약하다. 최근 스웨덴의 한 평가에서 서울을 세계 500개 도시 가운데 21번째 스마트한 도시로 평가했다. IoT의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
우수한 통신 인프라는 필수 요건이다. 다양한 효율 서비스가 5G 무선망,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등 근거리통신망 확충과 데이터 창고인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에서 시작한다. 통신 속도가 향상되고 데이터 저장이 원활하면 소비자 만족도 제고와 신규 서비스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IoT 서비스 관련 기술도 동반 개발돼야 한다. 센서·인공지능(AI)·빅데이터·소프트웨어(SW) 기술이 IoT 생태계를 지능화하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 자신도 연결하지 못하는 공급자가 스마트 기기 연결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스마트팩토리가 원자재 공급자와 유통, 소비자의 연결 없이는 4차 산업혁명 대열에 참여할 수 없는 이유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IoT 시대의 미덕이 아니다.
![[정태명의 사이버 펀치]<40>IoT가 미래 경제를 좌우한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711/1015009_20171120150148_609_0002.jpg)
정부, 대기업, 중소 전문업체, 소비자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정부의 제도 개선은 IoT 세계를 여는 열쇠다. 대기업의 중소 IoT 전문 기업 투자는 대기업에도 상생의 길이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정부는 소비 활성화 등 기업 간접 지원을 확대해 경쟁력 있는 공급자를 육성, 건강한 IoT 생태계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 특히 대기업 투자는 글로벌 유통과 브랜드 확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앞당길 수 있다. 물론 IoT 서비스 자체가 국제 표준과 글로벌 문화에 부합해야 한다.
IoT는 산업 자체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환경, 제조업, 가전, 의료 등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 지능화되지 못한 모든 서비스의 소멸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미래 경제 성장을 말하는 IoT는 언론이 보도하고, 세미나에서 강의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스마트 일등 국가'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고, 국민 모두의 IoT 생활화로 맞장구칠 때다. 미래 IoT는 모두에게 기회인 동시에 위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제 대국으로 가는 길을 어떤 IoT가 인도하는지는 너무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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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