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년 간 우리나라와 중국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양국 수출거래 구조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으로 인해 두 나라 모두 수출품목이 늘어나고 수출시장도 다변화돼 경쟁에 따른 상호 이익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중 간 경쟁품목의 수출거래 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중국의 수출거래 구조 지속성과 안정성 지표가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두 지표를 합친 수출구조 성숙도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16위에서 14위로 두 단계 상승했다. 또 중국도 세계 10위에서 2위로 도약했다.
한·중 간 수출경쟁 관계는 지속가능한 수출거래가 두 나라에게 동시에 발생한 건수를 계산해 그 강도를 측정한다.
전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이 경쟁관계에 있는 수출거래 건수는 2005년 2만7000개에서 2015년 5만3100개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경쟁 건수가 늘어난 반면, 북미와 유럽연합(EU) 시장에서는 하락했다.
두 나라 모두 수출품목과 수출시장이 늘어나면서 수출거래 구조 성숙도가 향상됐다. 양국은 기존 거래가 중단된 비중보다 신규 거래가 발생한 비중이 커 수출구조가 개선됐다.
수출거래 구조의 개선 효과는 한국보다 중국이 더 컸다. 중국은 기존 거래 중단 비중이 매우 작은 반면, 신규 거래 발생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 매년 큰 폭의 수출거래 확대를 달성했다.
우리나라는 기존 거래 중단 비중이 매년 커졌으나, 신규 거래 발생 비중이 더 크게 늘어나 중국보다는 작지만 수출거래 확대가 발생했다.

업종별로는 모든 산업에서 기존 거래가 중단된 비중보다 신규 거래가 발생한 비중이 커 수출구조가 개선됐다. 화학, 전기전자, 일반기계, 자동차 등 주력 수출산업은 모두 기존 거래 비중 상승보다 신규 거래 발생 비중 상승 폭이 더 컸다. 화학과 산업용기계는 신규 거래 발생 비중이 월등히 높아 중국과 경쟁에 따른 수혜를 가장 많이 본 업종으로 분석됐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중 수출경쟁으로 인해 두 나라 모두 수출품목과 수출시장이 늘어나면서 수출거래 구조 성숙도가 향상되는 효과를 누렸다”며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인한 무역 제한은 양국 간 호혜적인 수출거래뿐만 아니라 상호경쟁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양국 정부와 기업은 산업별, 품목별 글로벌 가치사슬의 확대와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긴밀하고 호혜적인 분업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