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성장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는

알뜰폰 성장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는

CJ헬로가 알뜰폰 협회 탈퇴 의사를 피력,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CJ헬로와 알뜰폰 회원사간 이해관계가 상이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알뜰폰 성장을 가로막는 구조적 한계가 탈퇴 근본적 이유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CJ헬로가 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 탈퇴 공문을 제출한 배경에는 불평등한 고가요금제 도매대가와 요금설계 부자유가 자리한다.

현재 도매대가는 롱텀에벌루션(LTE) 알뜰폰 사업자가 성장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LTE 요금제는 알뜰폰과 이동통신사업자가 수익을 나눈다. 무제한 요금제(11GB 이상)부터 수익의 55%를 이통사가 가져간다.

가입자가 100원 요금을 지불하면 이통사가 55원을, 알뜰폰은 45원만 갖는 것이다. 이통사 몫이 너무 많아 알뜰폰은 무제한 요금제를 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에 300메가바이트(MB)~1.2GB 요금제는 이통사 몫이 40%에 불과하다. 2.2GB는 이통사가 45%만 가져간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로 알뜰폰은 LTE 중저가 요금제나 2G·3G 요금제로 내몰리는 게 현실이다. 이 시장은 수익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포화상태라 가입자 늘리기가 쉽지 않다.

알뜰폰이 LTE 고가요금제를 내놓지 않으면 이통사와 경쟁을 통해 통신비를 내리는 데 기여한다는 알뜰폰 목적 달성도 어렵게 된다.

알뜰폰 또 다른 문제점은 요금제 설계 자유가 제한적이다. 이통사가 설계한 요금을 도매대가를 지불하고 구매할 뿐이다.

알뜰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사전구매제' 등 진일보한 제도 도입을 요구했지만 이통사 강력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데이터를 대량으로 저렴하게 구입한 뒤 이동통신은 물론이고 사물인터넷(IoT) 등의 요금제를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제도다.

이러한 구조적 갈등은 그동안 수면 아래 잠복했으나 알뜰폰 역성장이 가시화되면서 구체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알뜰폰 가입자는 700만 돌파 이후 7월 처음으로 번호이동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9월과 10월에도 두 달 연속 가입자가 빠져나갔다.

이통사는 정부 통신요금 인하 정책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 알뜰폰에 더 이상 지원을 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 완고하다.

알뜰폰이 성장하도록 지원할 것인지, 현상 유지하도록 할 것인지 정부 판단이 남은 상황이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