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중대형 세단 6세대 '그랜저(IG)'가 '아반떼', '쏘나타'에 이어 새로운 '국민차'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랜저는 올해 국내 1위 베스트셀링카는 물론 역대 최대 판매 실적 달성을 확정했다. 1986년 1세대 출시 후 31년 만에 대표적인 '사장님 차'에서 '국민 차'로 이미지가 바뀐 셈이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11만2819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4만3502대) 대비 159.3% 성장했다. 남은 두 달간 올해 월평균 판매 대수를 고려하면 13만대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3만대를 넘어서면 역대 그랜저 중 최대 판매 실적을 경신하게 된다. 그랜저가 '10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11년 5세대 그랜저(HG, 10만7584대)가 유일하다. 올해는 6년 만에 10만대 돌파는 물론 기존 최대 실적을 3만대 가량 앞지를 전망이다.
그랜저는 올해 10월 판매량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판매 1위 포터(9만6950대), 2위 아반떼(9만3804대), 3위 쏘나타(8만2203대)의 연간 판매량을 추월했다.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팔린 국민차는 2012년 아반떼(11만1290대), 2013년 아반떼(9만3966대), 2014년 쏘나타(10만8014대), 2015년 쏘나타(10만8438대), 2016년 포터(9만6950대)였다.
현대차가 지난해 말 선보인 6세대 그랜저는 출시 전부터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6000대가 계약되며 역대 신기록을 세웠고, 올해 출고가 본격화된 이후 매월 1만대 이상 꾸준히 팔리며 내수 시장을 견인했다.
업계는 젊은 감각을 가미한 그랜저가 내수 침체 속에서도 프리미엄 세단을 원하는 30·40대 수요를 흡수하며 판매 호조를 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년간 6세대 그랜저 30·40대 구매 비율은 5세대 그랜저보다 6%포인트 증가한 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화되는 소비자 요구에 발맞춰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한 것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그랜저는 가솔린과 디젤, LPG 모델에 이어 올해 3월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그랜저 상품성에 경차 수준의 우수한 연비(리터당 16.2㎞)를 앞세워 올해 들어 판매 비중을 13%(1만3888대)까지 끌어 올리며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이는 5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편,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그랜저 라인업에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 모델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스포츠 모델은 더 역동적인 디자인과 주행성능으로 젊은 소비자를 적극 공략할 전망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