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달러 고지 재탈환 앞둔 한국 무역 "벤처·중소·중견기업 수출 주역으로 육성"

“혁신성장을 통해 만든 신제품이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무역협회가 특별한 관심을 쏟아 중소·중견기업과 벤처기업, 스타트업 수출을 뒷받침하겠습니다.”

김영주 무역협회장이 29일 서울 삼성동 무역협회에서 올해 한국 무역 성과에 대한 평가와 내년 전망과 관련 발언하고 있다.
김영주 무역협회장이 29일 서울 삼성동 무역협회에서 올해 한국 무역 성과에 대한 평가와 내년 전망과 관련 발언하고 있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은 다음달 열리는 '제54회 무역의 날' 행사를 앞두고 29일 서울 삼성동 무역협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벤처·중소·중견기업 지원을 중점으로 하겠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수출은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 규모는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주요 수출 상위 국가 10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3년 만에 무역 규모 1조 달러를 재달성 할 전망이다. 무역협회는 올해 무역 규모가 1조53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수출 호조에 따른 성과가 중소·중견기업까지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실제 올해 한국 수출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의 37.5%를 차지하는 중소·중견기업 수출 비중은 올해 9월 기준 33.8%로 떨어졌다. 2015년(35.9%)에도 못 미친다.

김 회장은 “한국의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무역협회가 전략시장으로 선정한 국가에 어떤 방식으로 진출하면 좋을 지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면서 신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의 수출 비중이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무역 비중도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 회장은 “전자무역이나 e-비즈니스 비중이 늘어가는 추세이니 인력 보강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 부품과 원유 관련제품에 집중된 국내 수출 품목의 다변화도 중점 과제로 내걸었다. 김 회장은 “반도체 수출을 제외하면 실제 수출이 어떠냐는 의문이 많이 제기되는데 반도체를 제외하더라도 전체 수출은 많이 증가했다”면서도 “특정 품목 수출 비중이 너무 크면 통상 마찰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지역 다변화와 더불어 품목도 다변화해 많은 중소기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관련해서도 입을 열었다. 다음달 1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한·미 FTA를 위한 양자간 협상 개시를 앞두고 있다. 미국 측은 관세인하 가속화와 비관세 관세 장벽 시정 등을 요구할 것으로 무역협회는 관측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미 FTA 재협상 과정은 예단하기 쉽지 않다”면서 “통상협력 포럼이라는 기구와 부속 분과위원회를 통해 정부와 산업계가 소통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한·중 FTA 발효에 따른 서비스·투자 분야 후속협상에 대해서도 그는 “문화 콘텐츠, 관광, 물류 등 우리가 강점 있는 분야가 현지 진출할 수 있도록 협의해 많은 분야에 대한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주 무역협회장이 29일 서울 삼성동 무역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김영주 무역협회장이 29일 서울 삼성동 무역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