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을 판매하는 유통점은 '대박'은 아니지만 '중박' 수준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이라는 기대에는 못미쳤다는 반응이다.
서울 광진구 강변 테크노마트 판매점 관계자는 30일 “아이폰X이 출시된 이후 예전처럼 사람이 붐비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아이폰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이동통신 서비스 3사는 아이폰X 출시 이후 닷새 동안 약 12만대가 판매된 것으로 추산했다. 일평균 2만4000대가 판매된 셈이다. 단일 제품이 하루에 2만대 이상 판매된 것은 결코 적은 게 아니지만 출시 초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만큼 반응은 뜨겁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보기술(IT) 전문가는 아이폰X 판매량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전문 애널리스트는 “아이폰X은 가격이 역대 아이폰 최고가여서 소비자가 매장에서 충동 구매하는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초반에 판매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말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예상은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스위스 증권사 UBS는 아이폰의 내년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할 수 있다며 내년 애플 아이폰 사업부의 매출액 증가율을 당초 예상보다 2%포인트(P) 낮춘 10%로 조정했다.
스티븐 밀루노비치 UBS 연구원은 “아이폰 인기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 신형 아이폰 매출도 기대만큼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 “중국, 영국, 독일 등에서 아이폰을 구입하겠다는 소비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