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천연 상태에는 없는 2차원 반도체의 중요 물성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김근수 연세대 교수팀은 양범정 서울대 교수, 최형준 연세대 교수와 공동으로 2차원 반도체 일종인 포스포린의 디락 입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2차원 반도체는 원자 한 겹 두께의 평면구조를 갖는 물질로 그래핀, 포스포린, 칼코겐 화합물이 대표 사례다.
이 중 그래핀은 빛처럼 유효질량이 0인 상태의 입자(디락 입자)를 갖고 있어 전하 이동이 매우 빠르다. 밴드갭(전류를 막는 에너지 장벽)이 없어 전류 흐름 제어가 쉽지 않다.
포스포린은 밴드갭이 존재하지만 디락 입자가 없는 게 단점이다. 연구팀은 2015년 포스포린 밴드갭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디락 입자를 발생시켰다.
디락 입자는 그래핀의 핵심 특성으로, 천연 상태에서는 다른 물질에서 만들어내는 게 불가능하다고 인식됐다.
연구팀 성과로 포스포린 물성 한계를 극복한 첫 사례가 나왔다. 연구팀이 포스포린의 밴드갭 제어 범위를 확장해 음수 값까지 만들자, 디락 입자가 형성됐다. 디락 입자는 그래핀과 달리 특수한 결정 대칭성으로 보호돼 안정성도 좋다.

김근수 교수는 “완벽한 2차원 반도체 물질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려진 물질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도 중요하다”면서 “반도체의 작동 원리인 전하량 조절을 밴드갭 제어로 대체하는 신개념 고성능 반도체 개발에 한 걸음 다가섰다”고 강조했다.
연구 성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리뷰레터스' 편집자 추천 논문에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집단연구), 포스코청암재단, 기초과학연구원 지원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