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씨닝(The Tninning)은 국가 제도 때문에 학생이 희생당하는 스토리의 영화다.
자원이 고갈되어 가는 머지 않은 미래때문에 UN은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국가에 매년 5% 인구감소를 요구한다.
미국은 이를 위해 씨닝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 미국의 모든 학생은 1년에 한 번 시험을 봐야하고,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학생은 처형된다.
매년 시험을 보고 합격을 하면 한 단계씩 12등급까지 올라가고, 통과하지 못하면 사형하는 것이 씨닝이다.
주인공 블레이크는 여자친구 엘리가 시험에서 떨어지자, 주지사인 아버지에게 그녀를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평소 두 사람의 만남을 싫어하는 아버지는 아들의 부탁을 거절하고, 엘리는 처형당한다.
상처입은 블레이크는 일년 뒤 자진해 시험에 불합격한다.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자신은 낮은 점수임에도 씨닝에서 제외되면서 조작이 있음을 알게 된다.
영화는 성적하락은 곧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가정으로 시작된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공부를 못하는 학생에게 벌칙을 주는 것이 실제 효과가 있을까.
그렇지 않다. 성과에 따라 적절한 보상이나 벌칙을 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당근과 채찍' 전략이 청소년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서린 인셀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과 연구원팀은 13~20세 남녀 청소년 88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퀴즈를 내고 성과에 따라 보상(용돈)을 주는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A그룹에는 상금과 벌금을 문제당 1000원으로 많게 책정했고, B그룹엔 200원으로 적게 책정했다. 퀴즈는 대부분 쉬운 문제다.
그 결과 중·고교생에 해당하는 13~18세의 경우, 두 그룹 참가자가 얻은 점수에 차이가 거의 없었다. 즉, 당근과 채찍에 해당하는 상금과 벌금이 크더라도 청소년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가 많은 참가자일수록 상금과 벌금이 모두 클 때 뇌 한가운데에 위치한 복외측전전두피질과 시상, 복측선조체 등의 부위가 활성화됐다.
연구팀은 “이들 부위는 뇌에서 '노력과 행동' '보상에 대한 판단'을 담당하는 영역을 이어주는 부위”라며 “청소년기에는 이 부분이 발달하지 않았다가 19세가 넘어가면서 연결돼 활성화된다”고 설명했다.
이 전략이 효과를 나타낸 연령은 한국에서 대학생 나이인 19~20세 참가자이다.
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중고등학생에게 벌칙을 주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이보다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대안이 중요하다.
김지혜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