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가 무산됐다. 국회 선진화법인 개정 국회법이 시행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 기한인 지난 2일 밤늦게까지 마라톤협상을 이어갔으나 공무원 증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속 지원 예산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 핵심 공약인 1만2000명 공무원 증원을 놓고 여당은 1만명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야당은 평균 인상분에 더해 최소한 인상을 주장해 접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아동수당 도입(내년 7월)과 기초연금 인상(내년 4월) 문제를 놓고는 시행시기로 쟁점을 좁혔다. 초고소득 증세를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과 법인세 구간 조정도 절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4일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 처리를 재시도한다. 3일 물밑 접촉 등을 통해 쟁점 예산을 조율했다.
일각에선 정기국회 회기 마감인 9일,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예산 정국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론의 거센 역풍 등을 감안할 때 그 이전에 절충점을 마련해 타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은 기본적으로 사람 중심이다. 우리는 이런 원칙과 가치를 꺾을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쟁점 사안이 많이 줄었다. 여당이 결단하지 않으면 (예산안 협상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야당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