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에 항복한 애플…아일랜드에 미납세금 17조원 내기로

애플 로고<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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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내년부터 아일랜드에서 미납한 130억유로(약 16조7000억원) 세금을 납부하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스칼 도노후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만나기 앞서 “에스크로 펀드 원칙과 운영 관련 애플과 합의했다”면서 “애플이 내년 1분기부터 에스크로 계좌에 돈 전송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스크로는 거래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제3자가 자금을 보관하도록 한 제도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 등 거대 IT기업이 회원국 도움이나 묵인으로 막대한 세금을 탈세했다며 3년 간 조사를 벌였다. 지난해 아일랜드가 1991∼2007년 애플에 파격적 세율을 적용해 특혜를 줬다고 결론 내렸다. 집행위에 따르면 해당 기간 애플 아일랜드 자회사가 납부한 연간 법인소득세율은 0.005∼1% 사이로 드러났다.

EU는 아일랜드 정부에 애플로부터 130억유로 체납 세금을 징수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돈을 징수하지 않자 10월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아일랜드를 제소했다.

애플은 이날 성명을 통해 “전문팀을 구성해 아일랜드와 함께 EU 집행위가 지시한 대로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EU 보통법원이 모든 증거를 검토하면 이러한 결정을 뒤집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