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젝터 제조업체들이 독자 화질 기술을 제품에 적용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 초고화질(UHD)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TV 업계에서 강조하는 '블랙' 표현 능력을 강조, 홈 시어터 시장 뿐만 아니라 미디어 파사드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까지 넘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옵토마, 파나소닉, 엡손 등 프로젝터 제조업체들이 '블랙' 색상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옵토마는 '다이내믹 블랙'이라는 이미지 강화 기술을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프로젝터에 탑재했다. 다이내믹 블랙은 각 프레임 밝기 정보를 바탕으로 램프 추력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엡손은 어두운 장면에서 광원을 꺼 완벽한 블랙을 구현하는 '앱솔루트 블랙' 기능을 프로젝터에 구현했다. 광량을 효율적으로 조절해 블랙 화면을 선명하게 표현, 높은 대조 효과를 볼 수 있다. 파나소닉도 '데이라이트 뷰' 기술을 적용했다. 프로젝터가 자동으로 주변 밝기를 측정해 어두운 영역을 깨끗하게 살리는 표현력으로 차별화했다. 밝은 장소에서도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선명한 블랙 표현은 최근 TV 업체가 강조하는 마케팅 요소다. 삼성전자는 화면 명암비를 극대화하는 '디밍' 기술을 TV에 적용한다. LG전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중 '무한 명암비' 특성을 최대한 살려 검정색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프로젝터 업계도 블랙 표현 기술 구현에 뛰어드는 건 TV에 내준 홈 시어터 분야 영향력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블랙 표현력 뿐만 아니라 UHD 4K와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등 최신 화질 기술도 대거 적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UHD 지상파 방송을 시작으로 초고화질 영상 콘텐츠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프로젝터 업계도 이런 영상 트렌드에 맞춰 고성능 고사양 제품으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화질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프로젝터로 B2B 시장도 확대한다. 대형 미디어 파사드와 예술 시장에 프로젝터를 공급,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 엡손이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세종문화회관에 프로젝터를 제공해 예술 전시전을 개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터 제조사들이 B2B 시장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제품 고도화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