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츠앤독스'는 인간이 없는 공간에서 개와 고양이가 서로 말을 하며 치열한 전쟁을 벌이는 견묘지간(犬猫之間)을 다룬 영화다. 브로디 교수가 강아지에 대한 인간의 알레르기 반응을 제거하는 혈청 개발에 나서자, 고양이 무리 대장인 팅클은 연구를 막기 위해 전쟁을 주도한다. 인간과 개가 더 가까워지면 고양이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을 우려해서다.
브로디 교수 애완견 루는 고양이 일당의 음모에 맞서기 위해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작전을 펼친다. 영화에서는 승리를 위해 인간보다 치밀한 작전을 구사하는 개와 고양이의 '두뇌싸움'이 관전 포인트다. 결국, 개 무리 작전이 성공, 브로디 교수 가족을 위기에서 구하며 고양이보다 명석하다는 점을 증명한다.
영화에서처럼 개가 고양이보다 똑똑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라질, 덴마크,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국 6개 대학으로 구성된 공동 신경해부학 연구진은 개와 고양이 중 어느 쪽이 명석한 두뇌를 가졌는 지 실험, 개가 고양이보다 2배 많은 신경세포(뉴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뉴런은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계 단위세포로 수가 많을수록 정보처리 능력이 뛰어나다. 고양이는 약 2억5000개 뉴런을 갖고 있었지만, 개는 5억 개가 넘었다.
연구팀은 “개가 고양이보다 두배 많은 뉴런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인지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개가 인간과 의사소통하기 위해 표정을 짓는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도 있다. 영구 포츠머스대학의 개 인지센터 연구진은 개가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1~12살 사이 애완견 24마리를 연구한 결과, 개는 주인이 자신을 보지 않을 때 무표정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음식을 보여줬을 때도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다. 상황을 인지하고 행동을 판단할 수 있는 영리함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눈썹 끝을 아래로 내리고 애절한 눈빛을 보내는 표정은 주인으로부터 사랑을 얻기 위해 개들이 가장 자주 짓는 표정”이라면서 “개의 표정 변화는 단순히 정서적 표현이 아니라 인간과 의사소통을 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개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지적 능력이 우수하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미국 캐롤대 심리학과 연구팀이 대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 데,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개를 좋아한다고 답한 사람은 에너지가 넘치고 활발했고, 고양이를 선호하는 사람은 내향적이고 편견이 없으며 세심했다.
연구팀은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의 서로 다른 성향과 환경을 주 요인으로 지목했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대부분 야외로 나가 산책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선호했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주로 집에서 독서를 하거나 공부하는 것을 즐겼다.
연구팀은 “고양이를 키우기 때문에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고, 고양이나 개를 키우는 사람의 성격 특성이나 생활습관 등에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