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에 대통령 특사로 파견됐다. 비서실장이 특사로 파견된 것은 14년만이다.
청와대는 해외장병 위문 및 두 나라와의 외교활동 차원이라고 했다. 원전일정 및 북한 관계자 접촉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임 비서실장이 지난 9일부터 2박4일간의 일정으로 UAE와 레바논에 파견된 아크부대와 동명부대를 차례로 방문한다고 전했다. 국군장병을 격려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UAE에는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의 초청으로 2011년 1월부터 아크부대가 군사훈련협력단으로 파견돼 있다. 레바논에는 2007년 7월부터 동명부대가 유엔레바논평화유지군 서부여단 예하부대로 편성돼 활동 중이다.
임 비서실장은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5시께 모하메드 UAE 왕세제를 면담했다. 11일에는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을 예방한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모하메드 왕세제와 전화통화를 갖고 외교현안을 협의한 바 있다.
박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특사 방문은 대통령을 대신해 중동에서의 평화유지 활동과 재외국민 보호 현장을 점검하고 우리 장병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외국 특사로 파견된 것은 참여정부 초대 문희상 비서실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경축특사로 아르헨티나 대통령 취임식에 파견된 이후 14년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의 이번 중동 방문은 해외파견 부대 방문이 주된 목적”이라고 전제했다. 대통령이 지난번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을 때와 공동경비구역(JSA) 장병을 초청해 격려오찬을 했을 때 두 차례에 걸쳐 해외 파견 장병들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장병은 가까이 있어 집안의 자식들과 같은 느낌이고 언제든 격려할 수 있는데, 해외 열사(熱沙)의 땅에서 고생하는 장병들이 눈에 밟힌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참모 논의 결과 대통령이 직접 가서 격려하는 것은 예정하기가 어려운 만큼 이른 시일 내에 대통령의 마음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빨리 가는 게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임 비서실장의 중동 방문 계기를 설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임 비서실장이 원전과 관련한 일정에 참여하거나 북한 관계자와 접촉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임 실장은 민항기 직항편을 이용해 UAE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과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수행한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